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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오뚝이 핸드볼 인생

"참기 힘들어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90년대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박정희(29.효명건설)가 쟁쟁한 스타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오뚝이 핸드볼 인생의 부활을 알렸다. 라이트윙 박정희는 22일 열린 2004-2005 잭필드배 핸드볼큰잔치 여자부 대구시청과의 경기에서 번개같은 속공과 눈부신 측면 돌파로 팀내 최다인 7골을 몰아넣으며 4연승 행진을 주도했다. 4경기 동안 박정희는 총 27골을 기록해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이상은(31골)에 이어 팀내 2위. 이상은이 7m스로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필드골만으로 득점하는 박정희의 가치가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장 축에 드는 데다 공백기간까지 있었던 박정희가 연일 맹활약하자 임영철 효명건설 감독은 "왜 이렇게 잘하는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국가대표 4인방이 포진한 효명건설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올라선 박정희지만 지난 봄까지만 해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히포방크 클럽에서 활약하던 박정희는 대표팀 사령탑인 임감독의 부름을 받고 12월 세계여자선수권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으나 경기 도중 오른손을 크게 다친 것. 부상으로 히포방크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박정희는 당장 받아주는 팀이 없는 상황에서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혼자 재활을 하며 재기를 준비했다. 박정희는 "수술을 받고 모교인 마산 무학여고(당시 마산여상)에서 후배들과 매일 운동하며 재활에 매달렸다. 나이가 들어 다시 시작하려니 부담도 많고 참기 힘들어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정희는 과거 종근당 시절 은사인 임 감독의 부름으로 지난 8월부터 신생팀 효명건설에 합류할 수 있었고, 코리안리그와 전국체전을 거쳐 이번 큰잔치에서팀을 선두로 이끌며 부활을 알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유럽 무대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선수생활을 다시 시작한 박정희로서는 두번째 재기에 성공한 셈. 박정희는 "욕심은 끝이 없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외국에나가보고 싶다"며 유럽 무대 재진출의 꿈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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