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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소를 통해 본 경주 유적 해석
입력2004-09-05 18:46:32
수정
2004.09.05 18:46:32
설치미술 윤동구展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정미소를 통해 본 경주 유적 해석
설치미술 윤동구展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고도 경주의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아트선재미술관이 공사장으로 변했다. 외벽은 건축용 비계(파이프 구조물과 연결장치, 아쉬바)를 이용해 격자형태로 분할했고, 붉은 색의 비닐막으로 포장했다.
위로는 철골 구조물들이 삐죽삐죽 나와있다. 가운데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시끄럽다. 로비 중앙에는 건축용 비계를 이용해 거꾸로 올려져 있는 정미소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안에 들어가서도 잠깐 ‘아직도 공사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는 설치미술가 윤동구(52,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의 ‘아트선재미술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작가는 “벼를 도정하여 먹을 수 있는 쌀로 만들어주던 정미소는 70년대까지만해도 우리 식문화에 필수적이었던 친숙한 장소였다. 그러나 농협의 첨단 처리 시스템이 그 기능을 일괄 흡수하면서 이제는 우리 근대문화의 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면서 “정미소의 ‘정화’기능과 석굴암 등 유적이 남아있는 경주라는 의미를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2층 전시장에는 정미소와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정미소에서 나온 동력으로 쇠와 대나무로 만들어진 6개의 기계장치가 움직인다. 금속추가 오르내리는가 하면 대나무로 얽어만든 구(球)형 구조물이 돌아가기도 한다. 이 장치들은 기계의 원형(prototype)들로, 넘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전시물들은 천장 중앙 채광창에서 떨어지는 자연채광에 감싸여 있으며 작가가 고속도로에서 녹음한 자동차의 굉음, 바람소리, 매미울음소리 등이 혼합된 소리들로 초현실주의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1970년대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조각을 전공한 윤 교수는 자신의 혈액을 재료로 사용한 설치작업으로 미술계에 등장한 이래 80-90년대에는 밀랍이나 금박과 같은 강한 물질성을 갖는 재료를 이용한 추상적인 평면작업을 발표해왔고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산업기계, 음향, 조명,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설치 작업에 집중해왔다. 전시는 내년 2월6일까지 계속된다. (054)745-7075
입력시간 : 2004-09-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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