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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로 널리 알려진 11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날’이기도 하다. 안과학회가 눈의날을 앞두고 조사한 콘택트렌즈 부작용 사례에 따르면 실명위기까지 가는 등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등 젊은 층에서 부작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시력교정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컬러렌즈의 부작용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렌즈 구입시 안과를 찾아 의사의 검사후에 자신의 눈에 맞는 렌즈를 처방받고 정기적으로 눈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 층 콘택트렌즈 부작용 급증=1일 대한안과학회가 2008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전국 22개 의료기관과 개원 안과에서 치료받은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중 499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각막상피가 벗겨져 통증과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각막 미란'이 25.9%(129명)로 가장 많았다.
각막미란은 눈의 각막이 손상된 것으로 콘택트렌즈를 무리해서 계속 착용할 경우 눈에 제대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이어 무균성 침윤(각막염증) 19.2%(96명), 충혈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질환 11.2%(56명), 검은자위에 세균이 침투해 하얗게 염증이 생기는 각막궤양 9.4%(47명), 건성안 9.2%(46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는 각막궤양은 2004년 조사 당시의 유병률 6%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10대 청소년의 콘택트렌즈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A군(18)은 소프트렌즈를 착용하다가 가시아메바각막염에 걸려 시력이 0.2까지 떨어졌다.
전체 부작용의 33%(164건)가 10대 청소년이었으며,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37건이나 됐다. 2004년 실태조사에서는 주요 착용 연령대가 20대 여성이었고, 10대 청소년의 부작용 사례가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더욱이 부작용을 경험한 10대의 47%는 컬러렌즈를 사용했는데, 이들의 70%는 눈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열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초ㆍ중학생의 상당수가 부모의 동의 없이 컬러렌즈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부모의 관리 감독도 힘들고 눈에 문제가 생겨도 안과를 찾지 않아 합병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컬러렌즈의 부작용 사례로는 각막 혼탁으로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각막이식을 받아야 될 위기에 처한 경우와 자신이 착용하던 컬러렌즈를 학교 수돗물에 씻어 친구들과 바꿔 사용하다 염증이 생겨 시력이 크게 떨어진 경우 등이 있었다.
◇안과의사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안전=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과의사의 처방을 받아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다.
이상열 이사장은 “콘택트렌즈는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인 눈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안경처럼 쉽게 생각하고 안경점에서 쉽게 구입해 사용하는 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며 “눈의 굴절력과 형태에 따라 맞춤 처방해야 하며, 콘택트렌즈 장착 후 이로 인한 각막 등의 손상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제대로 처방됐는지를 확인하는 안과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콘택트렌즈를 처방하는 단계부터 안과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시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원추각막, 초기백내장, 녹내장, 초기 망막질환, 사시 등 안과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할 경우 각막의 지각력이 둔감해져, 각막 이상 등 안과질환으로 시력저하가 천천히 진행될 경우 이를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과를 찾았을 때는 이미 상태가 매우 악화된 경우가 많은 만큼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사진)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안과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규격화된 생리식염수로 충분히 헹구고 렌즈 케이스를 사용할 것
-수돗물이나 강ㆍ바닷물로 씻지 말 것
-수영할 때와 취침 전에는 뺄 것
-1회용은 사용 시간을 지킬 것
-여성은 가급적 눈화장을 피할 것
-눈이 아프면 즉시 빼고 안과의사를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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