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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썰렁” 할인점 “반짝”/한가위 경기 결산

◎백화점­경품·바겐세일 불구 한자릿수 신장 그쳐/할인점­“싸게 사자” 고객 발길 작년비 10∼50% 늘어/재래시장­“추석경기 사상 최악” 재고상품 처분 고심추석대목을 맞아 백화점·할인점 등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반적으로 경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저가선물세트가 대량 판매되면서 이를 제조·판매한 식품업체 및 할인점들은 반짝경기를 맛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의 경우 추석판촉행사 초기에는 매기가 부진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막판에 고객이 몰리면서 전년대비 10%정도의 매출증가세를 보였다. 재래시장 및 소형점들은 경기침체에다 할인점 등 대형점에 고객을 빼앗기면서 심각한 영업부진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의류도매시장인 서울 남대문·동대문시장의 경우 승용차·냉장고·오디오 등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행사를 벌였으나 상품을 대량 구입해가는 지방상인이 큰폭으로 줄어들면서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속에서도 비교적 호조를 보인 쪽은 백화점상품권과 식품부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백화점상품권의 경우 30∼40%, 식품의 경우 10∼20%선의 비교적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중저가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대거 몰림에 따라 할인점 매출도 전년대비 20∼50% 늘어났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추석판촉행사기간 중의 경기를 정밀진단해본다. ▷백화점◁ 백화점들은 올 추석경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 사은품·경품행사를 비롯해 바겐세일까지 실시하는 등 판촉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 상황. 추석직전 바겐세일을 실시한 갤러리아 수원점, LG백화점 안산점, 뉴코아 본점을 비롯, 많은 고객이 몰리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본점 등 대형점들은 전년대비 10%를 조금 넘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전년대비 매출신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치거나 줄어드는 등 매우 부진한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권의 경우 전년대비 30∼40%대의 발행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발행증가율이 50∼1백%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크게 둔화된 셈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판촉행사기간 초·중반까지 매출이 워낙 좋지않아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최악의 불황을 우려했다. 그러나 주말을 기해 고객이 대거 몰리면서 우려했던 최악의 매출부진사태는 모면했다. 백화점들은 올 추석기간 중저가선물세트가 집중적으로 판매되고 고가제품 매출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판매마진율에 있어서도 큰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중저가상품판매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판매마진율이 매우 적어 수익률을 조정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점◁ 이번 추석기간 중 비교적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한 곳이 할인점이다. 점포에 따라 전년대비 10∼50%의 비교적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랜드마트 화곡점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계속된 판촉행사기간 중 매출이 지난해보다 27.3% 늘어났다. E마트는 창동·일산·부평점 등 4개점에서 지난해보다 28.5% 늘어난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전국 16개점포망으로 운영 중인 킴스클럽은 점포에 따라 전년대비 10∼5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기복을 보였다.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불경기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싼 것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할인점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업 또는 기관들의 단체선물고객까지 할인점으로 몰렸는데 중저가선물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하면 신장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할인점들이 95년대비 30%에서 심지어는 두배까지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불경기에 강한 할인점이라도 극심한 경기불황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래시장◁ 의류도매를 주업으로 하는 서울 남대문·동대문시장 등 전국의 주요 재래시장은 올 추석경기가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부진이 심화된데다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에 고객을 흡수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남대문시장의 경우 승용차·냉장고·핸드폰 등 경품까지 내걸며 고객동원에 나섰으나 결과는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관계자는 『추석직전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잠시 고객들로 붐비는 듯 했으나 전반적인 불황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경품행사를 벌인 동대문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급감하자 상인들이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 시장상인들은 『불황을 어느정도 감안했지만 이같이 판매가 저조할 줄은 예상밖이라면서 올해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추석대목을 겨냥, 대량 준비해 놓은 가을신상품의류를 어떻게 처분해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슈퍼업계◁ 올 추석 판촉행사 기간동안 슈퍼업계는 지난해에 비해 10%대의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거의 제자리 수준으로 비교적 경기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 업태라는 슈퍼도 불황에 따른 매출부진을 겪었다.해태유통 직영 「해태수퍼마켓」은 올 추석행사 기간동안 지난해에 비해 10%대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추석에 비해 점포수 증가분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준에 그친 셈이다. 특히 해태유통은 올해 해태그룹의 자금난으로 인해 그룹 특판이 거의 사라짐에 따라 특판 매출은 절반가량이나 줄어들었다. LG유통이 운영하는 「LG수퍼마켓」은 예년의 경우 5만원대 선물세트가 인기였던데 비해 올해는 2만∼3만원대가 잘 팔리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지난해보다 15%정도 매출이 늘어났다. 한화유통이 운영하는 「한화스토아」는 추석기간동안 전년대비 11%(동일점포수 기준) 매출이 신장했다.<유통팀? ◎식품/2만원대 중저가품 ‘체면치레’ 중저가 선물세트가 주종인 식품업체들은 당초 매출목표에는 못미쳤지만 대부분 지난해보다 10%이상 늘어났다. 참기름·참치·식용유 등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소비자들의 실속구매 추세를 반영, 2만원 전후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린 반면 3만원을 넘는 고가제품은 판매가 부진했다. 제일제당은 올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5백6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집계하고 있다. 이는 계획했던 6백20억원에는 못미치지만 지난해의 4백50억원에 비하면 20%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품률도 예년의 15∼18%에 비해 크게 낮아진 8∼10%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원도 지난해의 65억원에 비해 23% 증가한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청정원 종합세트와 참기름, 장류 선물세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동원산업은 4백5억원어치를 판매, 3백61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두자릿리수나 신장했다. 단체주문의 경우 예년에는 1만5천∼2만원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올해는 1만∼1만2천원으로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1백80만세트, 2백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0%정도 증가한 2백10만세트, 2백20억원을 계획했던 오뚜기는 목표치를 거의 달성했다. ◎주류/선물세트 매출 일부사 뒷걸음 경기침체속에 추석특수를 기대했던 주류업계는 선물세트 판매에 상당히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만원대이상 등 고가품 중심의 위스키는 경기침체를 반영, 소비자들이 1만∼3만원대의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탓에 지난해에 비해 판매에 꽤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맥주는 나름대로의 강력한 판촉활동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총 16만여세트를 판매했는데 딤플을 위주로 한 위스키류 15만여세트와 올해 처음 선보인 생때밀리옹 등 포도주 1만세트다. 그러나 두산씨그램과 진로는 지난해보다 각각 판매가 10%와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위스키류를 선보인 두산씨그램은 판매량이 5만여세트(40종류)에 그쳐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들었으며 진로 역시 작년 추석때보다 절반정도에 그친 10만여세트 판매에 머물렀다. 차례용으로 많이 쓰이는 국향과 수복골드 등을 내놓은 두산백화는 1만∼2만원대의 중저가 세트를 대거 준비, 지난해보다 약 13% 늘어난 26만여세트를 판매하는 호조를 보였는데 국향 21만여세트와 인삼주 3만여세트, 수복골드류 2만2천여세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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