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반도체 D램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의 월별 가격은 지난해 12월 저점(1.51달러)을 기록한 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3월에는 1.75달러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D램가격의 오름세가 오는 201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초 예상보다 D램 수요가 회복됐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산업의 경우 가격 상승 사이클이 상승세로 전환돼 2011년까지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며 “생산업체의 투자 축소도 이어지고 있어 반도체 산업이 캐시카우(Cash Cow)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넷북을 필두로 한 노트북PC의 수요 강세로 D램 수요를 좌우하는 올해 PC 수요가 연초에는 13.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금은 7.9%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D램 공급은 전년 대비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램 업체들의 지속적인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올해 Capex(설비투자비용)은 지난해 대비 51% 삭감한 상태다. 또 8인치 Fab의 생산중단, 대만업체 가동률 축소까지 겹친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D램 시장의 경우 업체들의 상황이 힘들기 때문에 공급이 늘어나기 어렵다”며 “그러나 PC 수요는 긍정적이어서 올 3ㆍ4분기에만 월 10%씩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도 “PC업체와 카드 업체의 보유 재고가 줄고 있고 메모리를 생산하는 해외업체의 신규 공정 전환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이 ‘타이트(tight)’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D램 가격의 점진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한 축인 낸드(NAND)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반도체 산업의 긍정적 전망에 일조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가격의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예상보다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며 “일부의 우려대로 낸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국내 대형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자금력을 바탕으로 후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D램 과 낸드의 비중이 9대1 정도여서 향후 D램 가격 상승의 혜택을 독점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하이닉스를 추천하며 “6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끝냈고 자산매각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며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고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D램 업그레이드와 낸드 부문의 추가적인 생산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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