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출시를 맞아 국내 노트북PC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맞고 있다. 각 업체들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앞세워 최근 경쟁자로 급부상한 태블릿PC 에 적극 맞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성능과 전력효율을 대폭 개선한 2세대 코어 프로세서(중앙처리장치)인 '샌디브릿지'를 선보였다.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45나노미터(nm)보다 정밀한 32nm 공정을 적용하고 프로세서 내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처리속도가 빨라지면서도 전력은 30% 가량 적게 소모한다. 특히 기존 노트북PC의 과제였던 성능과 전력소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노트북PC 시장이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인텔은 인기가수 '소녀시대'를 아시아 지역 광고 모델로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출시에 맞춰 PC 업체들도 일제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샌디브릿지를 탑재한 노트북PC 'RF 리프레시 시리즈'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고화질 영상기술인 '슈퍼 브라이트'를 액정화면에 적용해 멀티미디어와 게임에 특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음달에는 애플의 맥북에어를 겨냥한 초박형 노트북PC '노트PC 9 시리즈'도 선보인다.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항공기에 쓰이는 두랄루민 소재를 적용해 맥북에어(1.32kg)보다 가벼운 1.31kg의 무게를 구현했다. LG전자도 노트북PC '엑스노트 A520 시리즈'와 데스크톱PC '엑스피온 A50 시리즈'를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뛰어들었다. 엑스노트 A520 시리즈는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대폭 개선하는 한편 국내 최초로 3D 입체영상 기능도 지원한다. 또 차세대 영상처리 기술인 '필름 패턴 편광안경 방식(FPR)'을 적용해 화면 깜빡거림과 영상 겹침 현상을 대폭 줄였다. 엑스피온 A50 시리즈는 LG전자의 독자 소음저감 기술인 '스마트 노이즈 케어' 기술을 적용해 20데시빌(dB) 미만의 저소음을 구현했다. 글로벌 PC업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아수스가 샌디브릿지를 탑재한 노트북PC 신제품 'N 시리즈'와 'G 시리즈' 등 5종을 선보인 데 이어 에이서와 MSI도 이를 장착한 'MSI GT680'와 '타임라인X 3820TG'를 각각 국내에 출시했다. 이달 말에는 HP와 델, 소니 등도 샌디브릿지 탑재 PC를 선보이며 속속 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주요 PC 업체들이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의 성장으로 노트북PC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 시장은 지난해보다 1.59% 늘어난 4억900만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2.2%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태블릿PC는 오는 2014년까지 전체 PC 수요의 10% 가량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PC 시장은 지난해 1,949만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5,478만대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1억342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가 출시되면서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의 성능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노트북PC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PC 시장에서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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