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일(58ㆍ사진) 경일산업개발㈜ 대표는 이력이 화려하다. 그는 지난 67년부터 78년까지 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냈고 80년대 현대중공업 감독을 맡아 김춘호, 이우룡 등 스타군단을 이끌었으며 82년 데이비스컵 감독으로 당시 중공 땅을 처음 밟았던 체육인이다. 또 92년 14대 총선 때 국민당 후보로 전남 곡성 구례에서 출마했고 98년 현대해상보험 호남 본부장으로 발령 받았다가 4년 전부터 현대해상보험 계열의 건물 위탁관리 업체인 경일산업개발㈜의 수장으로 있는 기업인이다. 경일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 400억원을 돌파한 견실한 업체. 무엇보다 그는 실력 있는 골퍼다. 체육인 골프 모임에서는 언제나 발군의 실력으로 상을 휩쓴다. 베스트 스코어는 3언더파 69타로 그것도 대회에서 3번이나 기록했다. 지난해 손목을 다쳐 고생했지만 요즘도 나가면 챔피언 티잉 그라운드에서도 70대 스코어는 쉽게 친다. 이런 실력의 바탕에는 지난 75년 호주 유학시절 여성용 하프세트로 첫 라운드에 나가 103타를 쳤을 만큼 발달된 운동신경이 있지만 그보다는 특유의 노력과 노하우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테니스에서 은퇴한 뒤 하루 1,000~1,500개의 볼을 때리며 연습에 몰두했던 것이 노력의 시작이다. “테니스와 달리 상대가 없어도 충분히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는 그는 “선수처럼 연습을 했고 덕분에 1년 만에 싱글 핸디캡퍼가 됐다”고 말한다. “제일 자신 있는 샷으로 시작하며 실수는 변명하지 말고 빨리 잊는 등 테니스를 하면서 익힌 교훈을 골프에도 접목시킨다”는 것이 그의 골프 비결. “준비운동은 실전 이상으로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시간여유가 있으면 연습장에서 1~2박스 볼을 치고 안되면 스트레칭과 퍼트 연습으로 몸을 충분히 푼다”는 그는 “프로도 아닌데 무슨 준비를 그렇게 하냐고 들 하지만 프로도 하는 준비운동을 아마추어가 하지 않고 좋은 스코어를 바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한다. “골프장 일은 골프장에서 끝낸다”는 것도 김 대표의 철저한 골프 원칙이다. 그는 젊은 시절 재일 교포인 기업체 회장과 플레이를 하던 중 OB가 의심되는 상황을 그대로 넘기고 저녁 식사자리에서 말을 꺼냈다가 “왜 그 자리에서 바로 이야기하지 못했냐”며 호된 질책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골프장에서도 늘 정직하고 용감하며 투명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요즘 생각해보면 골프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것은 역시 마음가짐”이라며 “일단 골퍼라면 시간과 체력, 골프 동반자들을 허락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행복해 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스코어나 굿 샷에만 집착하지 않고 가진 것에 감사하면 샷 도 잘 되고 들인 비용에 비해 큰 만족감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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