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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인들의 불안감
입력2003-01-16 00:00:00
수정
2003.01.16 00:00:00
새 정부가 그리고 있는 국가 청사진의 윤곽에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등 다국적 기업의 국내 대표들은 요즘 한국 시장의 갖가지 변화가능성을 본사에 보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 북한 핵 문제와 한국의 반미 정서 등을 걱정하는 해외 투자자들도 한국 발(發) 기사에 대해 숨은 뜻까지 읽어 내느라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 기사는 국내외에 큰 충격을 주었다. 기사에 언급된 김석중 전경련 상무의 `새 정부의 목표는 사회주의다`라는 발언은 진위 여부를 떠나 해외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투자를 전면 보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내에 투자한 다국적기업 사이에서 나왔다.
그 동안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지사장들이 하는 말 가운데 가장 많이 듣는 얘기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의 잠재력이나 투자환경을 높이 평가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만나는 외국기업 대표들은 “한국 내 반미 정서와 새 정부의 성급한 경제 개혁 움직임에 대해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전경련의 한 간부 조차도 “미국 기업인들로부터 불안해서 투자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얘기할 정도다.
기업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불확실성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불안한 안개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거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새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국내 기업들조차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인들이 갖는 걱정은 오죽하겠느냐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6일 오전에 갖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회원사들과의 간담회는 큰 의미를 지닌다.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계획이 결실을 거두려면 투자 환경 개선과 규제 완화에 새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나 외국 기업인들이 갖는 불안의 시선을 없애는 것이 이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노 당선자는 깊이 새겨야 한다.
<홍병문기자(정치부)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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