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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금리정책 차별화] 달러 급락 환율변수에 각국 엇갈린 정책대응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동반 기조가 기대됐던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 패턴이 서로 배치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달러화 급락 추세가 국제 외환시장 차원을 넘어 각국의 정책 기조를 뒤흔들 정도로 세계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달러 하락에 따른 수출 경기, 나아가 국내 전체 경기 확장 국면에 있는 반면 반면 EU는 유로화 초강세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가뜩이나 취약한 경기 회복 국면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 결과에 따라 각국의 금융 및 외환정책 차별화가 가시화되고 이에 따른 국제 유동성의 새로운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금리 양극화하나=금리 등 국가 금융정책은 직접적으로 해당 국가의 경기 및 통화량에 좌우되는 게 통례. 그러나 금융시장 글로벌화 가속화 속에 달러화 급락 기조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올들어 환율 변동 자체가 각국의 경기 상황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세계경기 확대로 선진국의 동반 금리 인하가 기대됐지만 환율 변수가 급부상하며 각국의 경기 기조가 엇갈리고 있는 것. 달러 하락으로 견실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인플레 상황을 보아가며 금리 인상 채비 및 추가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반면 EU와 캐나다 일본 등은 유로화 등 자국통화 강세(달러 약세)가 예상 외로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금리 인하쪽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현재의 달러 하락 기조가 계속되는 한 이 같은 선진국간 금리 차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G-7회담 따른 달러추이 관심=각국의 금리 패턴과 맞물려 돌아가는 달러화 향배가 당장 이번 주말 플로리다 G-7 회담에서 어떤 쪽으로 가닥을 잡아갈 지가 관심사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9월의 두바이 G-7 회담과는 달리 미국과 EU 일본이 환율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높이 세우고 있어 외환시장 관련, 공동시장 개입 등 이렇다 할 성명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G-7 회담에서 회원국간 갈등 구조가 표면화할 경우 달러 하락 기조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달러 자산 투자 매력이 증가하며 달러화 하락폭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미국의 막대한 대외 부채라는 세계 불균형(Global imbalance)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달러화 하락 기조를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달러화가 12개월내 엔화에 대해 100엔, 유로화에 대해 1.3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왜곡 우려=주요국 금리정책 차별화가 가시화할 경우 국제 유동성 흐름을 급격히 변화시키며 국제 금융시장 왜곡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각국의 경상 및 재정수지를 감안할 때 시장의 달러화 하락세가 필연적인데도 불구,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제 유동성이 미 자본시장에 집중되며 달러화가 상승 내지 보합세를 보일 경우 미국의 교역조건 악화로 경상수지 악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아시아 중앙은행 등이 달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등을 대량으로 매입하며 미 금융시장을 떠받치고 있는데 이 같은 왜곡 구조가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더욱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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