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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문형 신탁 예상 밖 부진


증시의 새로운 자금 공급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은행권의 ‘자문형 신탁(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이 예상 밖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달 1일부터 판매한 ’KB와이즈 주식특정금전신탁’의 판매잔고는 13일 기준 319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순유입된 자금도 89억원에 그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200억원), 현대증권(117억원) 등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자문형 랩으로 이달 들어 100억~200억원대의 뭉칫돈이 흘러 들어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비슷한 시기에 자문형 신탁을 출시한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아예 판매잔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은행권이 당초 기대와 달리 자금유입이 미미하자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도 당초 지난달 중순 자문형 신탁 판매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경쟁사들의 판매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고점에서 조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신상품을 출시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출시 시기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더라도 자문형 신탁이 ‘2차 자문형랩 돌풍’을 이어가지는 못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대형 투자자문사 대표는 “은행의 자문형 신탁이 자문형랩의 아성을 위협하며 시중자금을 끌어 모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까지 판매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며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은행 고객들은 자문형 신탁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중 은행 계열의 운용사 관계자도 “2007년 주식형펀드를 무분별하게 팔았다가 펀드 수익률 급락으로 몸살을 알았던 은행권 직원들에게는 주식형 상품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며 “주식형펀드 판매에도 소극적인 은행 직원들이 자문형 신탁을 적극적으로 팔지는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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