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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車부품 한국산둔갑 해외수출
입력2004-05-05 18:14:00
수정
2004.05.05 18:14:00
중동·동남아 수출… 연 3,000억 피해 이미지 '먹칠'
중국산 가짜 자동차 부품들이 범람, 국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국산 모조품들은 최근 한국산으로 둔갑한 후 부산세관을 거쳐 값싸게 해외로 수출되고 있어 국내업체의 해외신인도 하락과 완성차 애프터서비스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이미지를 멍들게 하고 있다.
5일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가짜 부품은 현대ㆍ기아차가 중국에 진출한 지난 2002년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 내에서 유통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한국을 거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으로 둔갑한 후 중동ㆍ동남아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피해액은 연간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세관서 중국산 모조품 대거 적발=지난해 말 중국의 ‘홍콩컨인터내셔널’로부터 현대모비스 순정품 상표가 부착된 중국산 가짜 자동차 부품을 부산세관으로 들여와 이란으로 재수출하려던 수입업자 P모씨가 상표법 및 대외무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당시 경찰에 압류된 중국산 모조품은 현대모비스 상표가 부착된 현대ㆍ기아차용 클러치디스크ㆍ클러치커버ㆍ클러치베어링 등 6,000여점이었으며 정품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여원에 달한다.
이들 모조품은 순정품과 식별이 안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며 부산세관을 거쳐 수출됨에 따라 포장박스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표시돼 있었다.
◇한국업자들이 중국산 모조품 유통=문제는 중국산 모조품을 해외로 빼돌리는 주역이 중국인들이 아닌 한국의 유통업자들이라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가짜 부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하기 위해 중국의 모조품 생산업자들과 한국 수입상들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산 모조품이 국내 세관을 거칠 경우 면장서류 등에 한국에서 수출하는 증명 등이 기재되는 것을 모조품 생산ㆍ수입업자들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에만 현대모비스 상표를 부착해 해외로 나간 가짜 부품이 약 2,000억여원으로 모비스 총매출의 10%에 달한다”며 “정품 보호를 위해 시리얼넘버 부착 및 유통업자들간 식별이 가능한 비표 등을 제품에 표시하고 있지만 가짜 제품이 워낙 정교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에 정품을 납품하고 있는 ㈜서진클러치의 한 관계자는 “가짜 클러치의 경우 겉모양은 비슷해도 주물 파손이 자주 일어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국산 모조품 유통은 중소 부품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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