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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다리·터널이름 너무 획일적

호남선에 「사진포터널」이 있다. 원래 주민들은 「검은동굴」이라고 불렀다. 논산에 아호교(阿湖橋)가 있으나 주민들은 「아우랫다리」라고 부른다. 「가수원」이라고 버스 승강장 이름을 써놓았어도 「빼울」이라고 부른다. 「명암부락」이라고 승강장 이름을 써놓았어도 주민은 「울바위」라고 말한다.「정림동 지하보도」라고 돌에 새겨놓았어도 주민은 「정림굴다리」라고 부른다. 주민이 불러줄 이름을 써붙여야 한다. 처음 이름을 붙일 때 안일한 방법으로 하다 보니까 주민의 정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회덕1동에 「갑천교」가 있고 유성구에 「갑천대교」가 있다. 한강에는 몇십개의 다리가 있어도 같은 이름은 없을 것이다. 대전에는 왜 「갑천교」라는 고속도로 다리가 둘이나 되는가. 갑천이 아닌 곳에 「갑천교」라 이름붙이는 것은 현지의 실정을 모르는 처사이다. 지난 92년 정부가 펴낸 「행정용어순화 편람」에 「터널」과 「굴」은 같은 뜻이니 함께 쓰라고 명시한 것도 어기고 「굴」은 안되고 「터널」 일색으로 하는 것은 도로공사가 정부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그 고집이 보통선을 넘었다. 이것은 군사문화의 획일주의에 젖은 탓이다. 「교」나 「다리」로 하고 굴길도 「굴」 「굴길」 「터널」 등으로 하면 중복을 피할 수도 있고 우리 고유어의 설자리도 만들어놓아서 좋다. 유동삼 HANVOL@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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