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튜어트(69·사진)는 위스키 업계에서 52년의 가장 오래된 경력을 지닌 몰트 마스터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된다.
지난 주말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 더프타운에 위치한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증류소에서 만난 스튜어트는 위스키 업체 윌리엄그랜트&선즈의 현대 위스키사를 함께 써내려 가고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글렌피딕을 시작으로 발베니까지 '신의 한 수'로 윌리엄 가문의 몰트 위스키를 세계 최고에 올려놓았다는 평이다.
몰트 마스터는 블렌디드 위스키 마스터와는 다르다. 생산할 위스키를 기획하고 전 과정을 설계, 제조하는 데서 더 나아가 오크통, 숙성 방법, 최종적인 위스키의 향과 맛, 품질까지도 관리한다.
1945년생인 스튜어트는 1962년 17세에 윌리엄그랜트&선즈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했다. 12년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1974년 최연소 몰트 마스터로 올라섰다. 현재 영국 전역에 몰트 마스터는 15명 뿐이다.
그는 업계 최초로 시도한 것이 많다. 그의 시도는 전설이 됐고, 역사가 되어 업계에선 공식이 됐다. 글렌피딕 15년산에 사용된 와인 숙성 방법 중 하나인 '솔레라 배트'라는 큰 오크통에 작은 오크통에 든 원액을 부어 추가 3개월 숙성시킨 새로운 피니싱 기법인 솔레라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또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산의 새로운 피니싱 기법과 17년산 리미티드 시리즈 또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싱글몰트 위스키의 풍미를 확장한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발베니 라인에 '발베니 더블우드 12년', '발베니 싱글배럴 15년', '발베니 포트우드 21'년 등 위스키로서는 이례적으로 닉네임을 붙인 것도 그의 작품이다.
스튜어트는 "회사를 대표하는 감별사로서 감기도 걸리면 안돼 평생 철저히 관린해왔다"며 "담배나 커피 등 맛을 느끼는 혀에 자극을 주는 것은 철저히 배제하고 향에 민감하기 위해 건강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헌신적인 경력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탄생한 50년산(4,000만원)은 올 연말 국내에 1병 출시될 예정이다./스코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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