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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기상] 국내 초전도 응용기술 신기원

박용기 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경기고교 3학년에 다니던 한 학생이 서울대를 찾았다. 학과선택에 고민을 하던 그는 해양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확신을 갖지 못한 그는 재료공학으로 눈을 돌렸다. 70년대 초만 해도 비인기학과였던 재료공학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학과를 소개한 책자가 너무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30여년. 그는 초전도 연구분야의 「작은 거인」으로 세계적 과학자가 됐다. 박용기(朴容基·49)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그가 개발한 초전도 양자간섭장치(SQUID) 제작기술은 국내 초전도 연구분야의 신기원을 이루었다. 朴박사는 『70년대 초 재료공학은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던 시절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뭔가 생산적인 학문을 해야겠다는 열망과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SQUID 응용 측정기술은 돌연사를 예측하는 정밀진단 의료 기기나 비파괴 평가 기술등 에너지, 정보통신, 의료, 환경등 모든 분야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朴박사는 SQUID를 이용한 심자도 및 뇌자도 측정기술을 개발, 세계각국이 벌이는 초전도 응용기술 경쟁에서 국내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린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많은 실험과 숱한 실패와 좌절속에서 응용기술을 개발한 것은 그의 신재료학문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철저한 연구자세의 결과라는게 주변의 평이다. 우연히 인연을 맺은 朴박사의 재료공학 인생은 고된 4년 동안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고된 유학생활을 마친 뒤 표준연구소에서 비파괴 관련 연구에 매진하면서 본격화됐다. 그의 연구인생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은 고온초전도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고온초전도 양자간섭장치가 상품화되었고, 일본도 심자도 측정장치를 시험제작 하는등 세계각국의 SQUID 응용기술 경쟁이 가열됐다. 朴박사도 89년부터 초전도 응용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그는 초전도물질 응용기술이 인류의 생활을 바꿔놓을 미래기술의 하나임을 확신하고 있다. 국내에서 초전도라는 개념조차 생경하던 때 응용기술 연구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복잡한 산화물의 박막제작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고, 값비싸고 희귀한 기기와 재료를 구하지 못해 실험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그를 가슴하프게 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 연구기간 초반에 비해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포함돼 있다. 朴박사는 『선진국과의 응용기술 개발 경쟁에서 연구비 축소는 초전도 연구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걱정이 많다. 이런 어려움속에서도 그는 초전도 연구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 물질합성 후 박막을 제작, SQUID의 완성까지 10여년의 연구기간 동안 꾸준히 연구에 참여한 인력과 구축해놓은 인프라는 큰 성과라고 말한다. 朴박사는『연구원들은 국내 정밀측정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자긍심에 차있다』고 말하고『새로운 프로젝트가 수립될 경우 빠른 전문인력의 충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구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가 이처럼 초전도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전도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갖춘 실생활에 응용될수 있는 기술입니다. 응용기술이 상품화될 경우 국가적으로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그는 초전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합리적인 정책 수립을 바라고 있다. 그는 10년간 1,000억원이 지원되는 내년 21세기 프론티어 사업과 관련해 정부부처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운영, 초전도 분야가 선정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朴박사는 『전자소자 분야는 투자비용이 다른 분야에 비해 적으면서도 개발에 따른 효과가 빠른 집중투자의 대상』이라며『정책수립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실용화 단계의 수요자 목소리도 수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릴적 과학자의 꿈을 가진 이후 연구자로서 보낸 지난 25년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朴박사. 앞으로 의료분야에 활용될 생체자기 계측기술과 산업분야의 비파괴 평가기술 연구에 매진하겠다는게 그의 꿈이다. 그는『SQUID 측정장치 개발에 성공한 것은 균일한 박막을 만들기 위해 까다로운 제작과정 등을 참아내고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구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는 겸손한 과학자다. 박현욱기자H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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