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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회계부정… '신뢰' 추락

[벼랑끝 내몰린 회계감사] <상> 불신당하는 '자본시장 파수꾼'<br>환란후 투명성 강조불구 '하이닉스 분식' 드러나<br>내년 집단소송제 도입땐 부실회계사례 속출예상<br>"이참에 한국적 회계감사문화 메스가해야" 지적도

잇단 회계부정… '신뢰' 추락 [벼랑끝 내몰린 회계감사] 불신당하는 '자본시장 파수꾼'환란후 투명성 강조불구 '하이닉스 분식' 드러나내년 집단소송제 도입땐 부실회계사례 속출예상"이참에 한국적 회계감사문화 메스가해야" 지적도 • "구색 맞추기"관행…고질병 키웠다 “돈만 벌겠다는 회계법인의 덤핑수주와 회계법인만 속이면 된다는 기업들, 사고가 터진 후 회계법인과 기업에 모든 걸 떠넘기면 된다는 감독당국이 절묘하게 배합된 ‘사회적 엇박자’다.”(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 한 임원) 자본시장의 핵심 기둥인 회계감사시스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2일 증권선물위원회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과거 분식회계’를 적발, 해당 회사와 담당 회계법인ㆍ회계사 등에게 과징금과 고발ㆍ직무정지 등의 결정을 내렸다. 비록 해당기업이나 회계법인 등은 과거의 일이라고 치부하지만 국가 외환위기 이후 벌써 햇수로 7년째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회계감리의 엄정성을 강조해왔음에도 결국 다시 한번 초대형 분식회계 사고가 터졌다. 여의도 증권가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견이라는 전제아래 “각종 회계부정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누가 기업경영실적이나 회계감사 결과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이 참에 한국적 회계감사 문화에 메스를 가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분식회계 규모는 일반의 예상을 훨씬 웃돈다. 감독당국이 외환위기 이후 공식적으로 적발해 밝힌 분식회계 규모만도 43조원. 그동안 장부상에서 가공된 자산가치만으로 우리나라 한해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회계감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 받은 기업들 가운데 ‘10곳 중 3곳’은 분식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간 ‘감리지적’ 비율 31.5%) 대형 회계법인의 한 중견 회계사는 이와 관련, “분식회계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회계감사에 대한 낮은 보수, 회계사를 속이려는 기업의 태도, 상시적인 감시체제의 부재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서 발생하는 한국적 고질”이라고 실토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더 많은 부실 및 분식회계 사례가 쏟아질 수 있다는 점. 한 회계사는 “지금처럼 회계감사를 ‘귀찮은 간섭자’ 또는 ‘구색 갖추기에 필요한 장식’쯤으로 치부하는 현실 속에선 감사를 할 때마다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며 “최근 기업감사 대신 음식점ㆍ슈퍼마켓 등의 회계장부를 써주고 세금문제나 상담하면서 마음 편히 살겠다는 회계사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위험은 갈수록 커지는데 그에 따른 보수나 대가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따른 불만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문택곤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 부회장은 이에 대해 “분식회계 문제는 회계법인과 기업ㆍ감독당국 등이 모두 합심해서 풀어야 할 범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입력시간 : 2004-09-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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