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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새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되살아난 시체 좀비, 피를 빠는 뱀파이어, 실제 살해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너프 무비, 시체와 섹스를 하는 네크로필리아. 잔혹은 나날이 상상을 초월하지만 한계는 여전히 이어진다. 비현실적인 상황, 허구적 캐릭터들, 사운드에 의한 공포의 장치들이다. 캐나다 돈 해론감독의 `아메리칸 사이코'는 다량의 피를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편집과 음향효과만으로 공포감을 일으킨 히치콕의 `싸이코'에서 발전해 금속성의 차갑고 병적인 단정함과 세련됨을 보여줘 지적인 미니멀리즘 공포를 추구한다.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찬 베일)은 남부러울 것 없는 부와 지위, 최고 학벌, 최고급 브랜드로 치장한 완벽한 외모, 매일 밤 벌이는 파티, 미녀들과의 자극적인 섹스를 즐긴다. 그러나 그의 쾌락이 비틀린 살인 욕망으로 발현되면서 쾌락의 향연은 지옥의 카니발로 탈바꿈한다. 보통사람보다 월등히 가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용서할 수 없던 그리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패트릭은 멈추지 않는 살인행진을 계속한다. 자신에게 건네지는 한 장의 명함 속에서 살인욕구를 느끼는 주인공의 정서적 결핍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적 쾌락을 반영한다. 사람들은 소비문화에 탐닉을 넘어 중독돼 버렸다. 풍요 속에서 그들은 브랜드 네임을 통해 서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 레벨을 정해놓고 서로의 가치를 매긴다. 그래서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와 100% 실크 셔츠, 발렌티노 정장과 롤렉스시계, 아르마니 넥타이 등 고급 브랜드의 허울로 겹겹이 무장한 인간의 진짜 정체를 알고 싶어서 미쳐버린 `아메리칸 사이코'는 인간을 드릴로 뚫고 도끼로 찍고 전기톱으로 자르고 칼로 도려낸다. 뉴욕 월스트리트 여피들의 소비향락주의를 도끼와 전기톱으로 갈갈이 해부했던 브렛 이스턴 엘리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 역시 상상을 초월하느,ㄴ 엽기적 살인행위 묘사와 노골적인 성 표현으로 충격을 안겨준다. 18일 개봉. 입력시간 2000/11/06 18:2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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