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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생보업계 16위 닛산생명 파산/동병상련 국내생보에“타산지석”
입력1997-04-29 00:00:00
수정
1997.04.29 00:00:00
이종석 기자
◎역마진 감수 출혈 경쟁상품 대거 출시/대규모 주식평가손 발생 등 처지 비슷/“어려울수록 재무구조 충실히 다져야”일본 생보업계 순위 16위인 닛산(일산)생명이 사실상 파산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국내 생보사들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을 주고 있다.
닛산생명은 지난 96년 3월말 현재 자산규모 2조1천6백74억원으로 30개 일본생보사 가운데 16위를 차지한 중견보험사.
1909년 창립돼 89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말그대로 중견생보사를 자부했던 닛산생명은 그러나 지난 25일 대장성으로부터 업무정지명령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오는 8월말까지 파산수속을 밟아야만 하는 비운의 기업으로 전락했다.
닛산생명이 경영파탄을 맡게 된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우선 주식시장이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엄청난 규모의 주식평가손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 8개월동안 주식평가손이 무려 5백억엔을 넘어섰고 이는 대장성으로 하여금 더이상 손써볼 틈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 버블(거품)경제기에 고수익보장 상품을 대량 판매해 금리하락 추세에 역행했다는 점도 파산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80년대말 이후 5%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개인 및 단체연금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했으나 최근들어 자산운영수익율이 3%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연 2%상당의 역마진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 여기에 부동산경기마저 하락세를 보이면서 담보로 잡은 부동산이 대부분 불량채권으로 전락한 것도 경영압박 요인으로 가세했다.
닛산생명의 파국은 여러 측면에서 국내 보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역마진을 감수하는 출혈 경쟁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는가 하면 주식평가손이 투자액의 30%를 넘어서는 보험사도 상당수에 이른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그나마 보험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제값에 처분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유사하다.
특히 일부 신설생보사가 지급여력 부족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합병 또는 인수권고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한국판 닛산생명의 등장을 예고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경제구조가 안정된 일본시장에서 생보사가 파산했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며 『자산운용 여건이 어려워질수록 그만큼 더 재무구조를 충실하게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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