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980선을 넘어서 연중최고치에 오르자 4월에는 2,000선 탈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코스피의 2,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기대되는데다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중국의 구조조정 이슈로 기업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2,000선 안착에 따른 박스권 탈출은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내달 최고 2,050까지 상승=30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피가 연중 최고에 올라선 것과 관련해 4월에도 반등세를 이어가면서 2,000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는 올해 개장 첫날 지수 급락으로 1,900선으로 떨어진 후 아직까지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월에는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고 밸류에이션으로 따져보면 2,050까지는 상승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다음달 코스피의 최고점은 2,050선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수가 일단 2,000선을 돌파했다고 하더라도 안착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선 돌파가 가능할 수 있으나 안착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일본 소비세 인상 이후 추가 부양책 제시여부 등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경기의 본격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돌발변수 등이 남아 있어 글로벌 경기와 연동되는 국내 대기업의 실적이 본격회복 되기 전까지는 박스권 상단 저항 있을 것"이라고 비교적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당장 이번주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기상황과 유럽의 통화정책 결과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1일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미국 경기개선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또 오는 3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에선 추가 완화정책 시행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4월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005930)의 1·4분기 실적추정치 발표가 관심거리다. 8조원 초반대로 낮춰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부합할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변동성이 커질 위험도 있다.
◇IT·자동차·조선·철강 등 대형주 수급 개선=전문가들은 4월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전기·전자, 자동차가 유망하고 조선·철강·화학 등도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대형주로 시장 주도권이 이동할 것이란 얘기다. 최근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에 나선 상황에서 대형주에 대한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 센터장은 "통계적으로 3월 이후에는 코스닥보다 코스피의 상대 수익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 템포 빨라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투자자들은 우선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보다는 저PER주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대형주가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도 "4월에는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점쳐진다"면서도 "다만 펀더멘털을 갖춘 중소형주는 상승에 따른 조정 이후 대형주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중소형주는 실적이 양호한 종목이 많지 않아 어닝시즌과 맞물려 강세가 마무리될 수 있다"며 "특히 조선·철강·화학은 극도로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대형주의 심리가 개선될 경우 수급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도 "IT·자동차와 함께 조선·철강 등은 낙폭과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며 "다만 중국 지준율 인하 등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확인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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