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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용카드發 가계부채 위기 “다른 亞국가도 답습 가능성”
입력2004-01-20 00:00:00
수정
2004.01.20 00:00:00
정구영 기자
한국의 신용카드 발(發) 가계부채 위기를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타이완 등 아시아 국가들이 답습할 우려가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처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경제 회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계 소비진작을 겨냥,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 대출 등의 길을 터줌으로써 한국과 비슷한 길을 걷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신용 담당자 데비 슐러는 “카드 빚은 이 카드에서 저 카드로 떠돌아 다니며 결국 파산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개인 파산자수는 지난 2000년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홍콩 역시 지난해 개인 파산자수가 2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1998년에 비해 28배나 늘어난 것. 특히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홍콩 개인 파산자의 평균 채무는 월 수입의 42배에 달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의 경우 아직 13억명의 인구가 단지 100만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상태지만 당국이 은행과 상점에 카드 발급과 사용을 독려 중이라면서 이는 지난 1999년 한국이 신용카드 사용을 이용, 소비진작에 나섰던 것과 같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의 신용카드발 가계부채 위기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자들의 평균 카드 보유가 8장에 이르는 타이완은 지난해 말 은행들이 적립금을 조성, 6개월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잔고를 해결토록 지시했다.
싱가포르는 신용카드 발급 규제를 강화해 규정을 위반할 경우 형사범죄에 준해 처벌키로 했으며, 타이는 신용카드 신청을 위한 자격의 하나인 월 소득 하한선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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