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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새금융] 15. 연합캐피탈
입력2000-02-13 00:00:00
수정
2000.02.13 00:00:00
이진우 기자
연합캐피탈은 지난 95년 자본재산업 육성을 위해 현대중공업·한국중공업·대우중공업 등 국내 47개 기계업체가 출자해 설립한 기계류 전문 할부금융사. 기계·중장비 등으로 특화된 영업구조는 IMF 후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 당기순이익이 98년 140억원, 99년 221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할부금융사로서 기계부문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경쟁사가 없어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위를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연합캐피탈은 「기계전문 할부금융, 재벌에 의존하는 금융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업영역의 다양화를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다.
나의수(羅義洙) 사장은 『연합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이지만 시장에서는 그만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삼성·대우 등 재벌들이 대주주이면서 동시에 주요 고객이다보니 시장에서 연합캐피탈 이름으로 자본을 조달하기가 오히려 어렵다는 것이다.
羅사장은 『코스닥 등록을 위해 증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에 증자할 때는 국내외 금융사를 주주로 참여시켜 자본구조를 다양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이상 재벌계열 대형 중공업회사를 위한 금융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이같은 「자립선언」은 앞길이 만만치 않다.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주주사 비중이 무려 20%에 달해 아직 영업기반이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 연합캐피탈이 지난 2년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주주사라는 확실한 거래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립도를 높일 수록 영업의 안정성은 떨어지게 마련.
연합캐피탈은 이같은 문제를 마케팅 포인트의 변화로 해결할 계획이다. 어차피 대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자신의 신용으로 싼 자금을 조달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바꾸겠다는 것. 과거처럼 소수의 대기업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을 발굴, 거래처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연합캐피탈은 업체 최초로 종합적인 수익·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도입, 상반기 중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거래선이 다양화됐을 때 신용위험을 한 눈에 알아보기 위한 체계적인 경영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연합캐피탈은 또 틈새시장 개발을 위한 조직개혁도 단행했다. 영업기획·상품개발을 위해 영업지원팀을 신설하고 벌처펀드·매출채권 인수를 위한 특수금융팀, 인터넷 대출·가계대출을 위한 소매금융팀 등을 신설했다.
기계전문 할부금융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신기술금융업에도 뛰어들었고 카드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신기술금융부문에서는 지금까지 11건에 52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투자금액을 100억원대로 늘릴 계획.
羅사장은 『신기술금융은 기존의 할부금융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부서를 사업부제로 독립시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캐피탈은 기술심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교수 등으로 구성된 자문·심의전문위원회를 구성, 기술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연합캐피탈의 이같은 다양화 전략은 그러나 자본의 확충과 영업력 강화라는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1,000억원인 자본금을 유상증자로 1,400억원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연합캐피탈이 새롭게 진출하려는 카드·가계대출 부문의 기존 금융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존의 카드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돌파할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연합은 뛰떨어지는 자본력을 틈새시장 공략으로 해결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드업의 경우 특정기업·특정계층을 겨냥한 영업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것.
기계할부로 특화된 인력구조를 다양한 업무에 맞도록 재조정하는 문제도 연합이 성장하는데 선결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진우기자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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