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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신뢰지수등 경제지표 발표 관심
입력2001-05-27 00:00:00
수정
2001.05.27 00:00:00
미국 경기 둔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또다시 뉴욕증시에 몰려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기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고 언급한데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추정치보다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이같은 악재는 그 이면에 호재를 내포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불경기(recession)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하게 정책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올들어 다섯 번 내린 금리를 앞으로 더 내릴 것임을 암시했다.
금리 인하는 현재 뉴욕 월가 주변에 몰려있는 약 2조 달러의 유동성을 증시로 유입시키게 하므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동성 장세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월가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오는 6월말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 포인트 인하를 예견했지만, 그린스펀 발언 이후부터는 0.5% 포인트 인하를 예측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에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가 주식시장에 큰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지표의 여하에 따라 금리 인상폭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9일엔 소비자신뢰지수와 개인소득지표가 발표되고, 구매관리자협회(NAPM)의 제조업 활동지수와 5월 고용동향이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주엔 월요일이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휴일이어서 4일간만 개장한다.
◇기력을 잃은 황소
지난주 뉴욕증시는 전반부엔 유동성 장세의 힘이 미쳤으나, 후반부 들어 그 힘이 약해지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워싱턴 정가의 권력변화가 불안한 기류를 형성했다.
연휴를 앞두고 뉴욕 증시는 홀리데이 랠리의 기조를 보이는 것이 관례이나, 지난 25일은 그린스펀의 경고로 기우뚱거리며 다우존스 지수는 1.1%, 나스닥 지수는 1.4% 각각 하락했다.
지난주 5일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2.6% 하락함으로써 한달여 지속되어온 상승장을 마감, 조정기를 가졌으며, 나스닥 지수는 2.4% 상승,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버몬트주 출신의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 공화당 탈당도 증시를 불안하게 했었다. 그의 탈당으로 그동안 50대50의 균형을 유지해온 상원이 민주당의 우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부시 신행정부의 등장 후 상승세를 탔던 방위산업, 석유개발, 제약주가 주말에 일제히 하락했다.
◇그린스펀 발언의 되새김
월가는 경제가 바닥을 치고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24일 저녁 그린스펀이 이코노믹 클럽 강연을 되새기고 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취할 것임을 강조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경기후퇴(recession)의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린스펀 발언은 두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경기가 완전히 돌아설때까지 앞으로 몇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 박사는 "그린스펀은 그의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며 "지금이 경착륙이냐, 경기후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경기가 후퇴할 조짐이 나타나면 금리 인하를 통해 바로 세우고, 진정기미가 보이면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린스펀은 올들어 다섯차례에 걸쳐 2.5% 포인트의 금리를 인하, 그의 재임 14년중 가장 빠르고, 급격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금리 인하후 월가에서는 금리 인하가 있어도 한차례 0.25% 포인트 정도의 평범한 수준의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으나, 그린스펀이 입을 연 후부터 이보다 더 큰 폭의 인하가 한차례 이상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지표는 악화
1분기 GDP 성장율 추정치(2.0%)가 나왔을 때 월가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서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수정치가 1.3%로 나오자, 월가의 분위기는 경기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깨닫게 됐다.
경기가 나쁘면 기업 수익이 악화하고, 회복시기도 늦어진다. 이에 따라 올 4분기 또는 내년초에 기업 수익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 증시에 돈을 부어넣었던 투자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GDP 통계처럼 경기가 돌아서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월 내구재 주문량은 5% 감소, 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월중 기존주택 거래량도 4.2% 하락했고, 신규주택 거래량은 9.5% 하락, 4년만에 최고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다만 미시건대가 조사 발표하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88.4에서 92.0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이 경고했듯이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경제가 흔들리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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