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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한인농장에 울려퍼진 풍년가
입력1999-11-01 00:00:00
수정
1999.11.01 00:00:00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320만평 규모의 우정농장은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회장 박길훈·朴吉訓, 이하 주건협)가 지난해 러시아정부로부터 49년동안 매년 400달러를 주기로 하고 빌린 농장이다.올해 처음으로 경작에 나선 이 농장의 농민들은 연해주지역의 크고 작은 농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단위면적당 수확률을 기록하며 대풍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우정농장은 지난 여름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 당초 목표를 훨씬 웃도는 콩 800톤, 메밀 170톤을 수확했다.
우정농장의 김홍기(金弘基·40)관리인은 『입지와 작물을 제대로 정한 것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주건협의 아낌없는 지원과 이곳에서 일하는 고려인들의 땀방울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말했다.
주건협은 최근 우정농장 주변의 휴경지가운데 9,600만평을 추가로 빌려 농장의 규모를 1,280만평으로 늘렸다. 주건협이 이처럼 농장 운영에 심혈을 쏟는 것은 지난 37년 스탈린정권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끌려갔다 연해주로 다시 돌아오는 고려인들의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고려인 스스로 발해의 혼이 깃든 한인촌을 재건할 수있도록 도와주자는 것.
카자흐스탄에 살다가 지난 3월부터 우정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 알렉산드로 세르게이 샤샤(45)씨는 『이곳은 다른 농장과 달리 집을 제공해주는 것외에도 매달 2,000루블(한화 10만원)의 월급을 준다』며 『여러모로 카자흐스탄보다 살기좋아 지난 9월 가족을 모두 이곳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김 똘레야(40)씨도 『우정농장이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에 알려지면서 이곳으로 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있다』며 『내년엔 농장이 더욱 커져 더많은 고려인이 이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주건협은 지난 97년부터 라즈돌로예·크레모보·뽀뽀프가·오레호보·노보네지노 등지의 군 막사와 군인주택을 개보수해 고려인들의 거처를 마련하고 농기계·종자·비료·농약 등 영농기자재를 무료로 주는 등 다각도의 지원을 해오고 있다.
朴吉訓주건협회장은 『연해주 고려인 지원사업은 중앙아시아로 옮겨났다 연해주로 돌아오고 있는 고려인의 자족기반을 마련해주고자 시작한 일』이라며 『첫해에 대풍을 거둔 것도 좋지만 뜻을 같이 하는 회원업체가 크게 늘고 있는게 무엇보다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프카(러시아 연해주)=전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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