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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재계약 시즌…직장인 희비갈린다
입력2002-04-01 00:00:00
수정
2002.04.01 00:00:00
도입 6년 기업 30% 채택 "공정성 미흡" 지적 많아연봉제를 도입한 국내기업이 30%를 돌파한 가운데 최근 연봉 재계약 시즌을 맞아 '연봉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일부는 지난해 보다 수 십 퍼센트까지 올랐는가 하면 일부는 직급은 올랐지만 오히려 연봉이 깎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연봉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 지 6년여가 지났지만 '능력인정'과 '공정한 평가'등 연봉제의 핵심에 대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연봉협상 일희일비
인터넷업체 A회사에서 3년째 일하는 이정수(30) 대리는 요즘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하다. 3월에 있었던 연봉협상에서 지난해 보다 무려 20%가량 연봉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지난해 회사측이 지나치게 연봉을 낮게 책정한 면도 있었지만 한해 동안 열심히 일한 게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유명 정보통신 업체에서 일하는 김장희(41) 이사는 요즘 연봉만 생각하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가 일하는 팀이 회사로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했지만 연봉은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어든 것이다.
김 이사는 "연봉이 깎인 것은 회사생활 10년여 만에 처음"이라며 "그 동안 힘들게 일했는데 지난해의 성과만 가지고 연봉을 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연봉제 도입 기업 30% 넘어
국내 기업들이 월급제에서 연봉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지난 96년. 지난달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당시 연봉제를 실시했던 곳은 국내 기업의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IMF를 거치면서 99년 15%로 훌쩍 뛰더니 지난달 조사에서는 30%이상이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덩치가 큰 기업들에서 연봉제를 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순수한 미국식보다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업적에 따라 인상율을 적용하는 혼합형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앞으로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한 평가'여전히 문제
"연봉제가 추세라고 해서 회사 자체의 정확한 기준마련도 없이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연봉제를 시행하는 회사에 소속된 사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실제 최근에 설립된 인터넷 기업 등은 사원들의 아무런 저항 없이 연봉제로 출발하고 있지만 직무와 능력중심의 인센티브를 주기는커녕 사장과의 관계, 맡은 직위 등으로 연봉을 책정해 사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예도 있다.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사고과의 불공정성은 바로 고용차별이며 연봉제가 사회적 순기능으로 작용하려면 이 점이 해결돼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기업들의 연봉평가가 불공정한 점이 많은데도 이에 대한 법적소송이 제기된 사례가 없는 것을 볼 때 노동자의 인식전환과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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