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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력 갖춘 대형투자銀 육성 의지

각종 규제 풀어 수익기반 확충 토대 마련…종합금융업 허용 은행과도 한판경쟁 예고


정부가 내놓은 ‘증권산업규제완화방안’은 영세한 국내 증권사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당장은 증권사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영양분’을 제공해주되 중장기적으로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밝혔듯 뉴욕 월가의 모건스탠리와 같은 투자은행(IB)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세부내용은 ‘종합선물세트’로 구성됐다. 우선 구멍가게를 당장 중소형 백화점(투자은행)으로라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투자은행업은 증권인수와 관련된 업무 외에 ▦기업구조조정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증권화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한 자금조달 ▦기업 인수합병(M&A) ▦유통시장에서의 딜링, 브리지론 제공과 같은 신용업무와 재무자문이나 정보서비스업무까지도 아우르는 영역이다. 말 그대로 종합금융업이다. 정부는 증권사에 신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대책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규제완화에 따라 증권사들은 내년 2월께부터 신탁상품을 팔 수 있다. 고객들은 증권사 객장에서 주식도 매매하고 신탁상품을 사기 위해 번거롭게 은행에 갈 필요가 없게 됐다. 신탁업 겸영으로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영역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그만큼 수익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탁업 겸영을 허용받는 증권사들은 특정 금전신탁이나 재산신탁, 종합재산신탁, 퇴직연금의 자산관리업무, 투자신탁의 수탁기관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은행들과 한판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 셈이다. 고객들로서는 값싸고 질 좋은 금융상품을 맛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일임업과 자문업 겸영 때 고객의 예탁재산 총액기준 수수료만을 허용하던 것에서 전업사나 자산운용사의 경우처럼 수수료제한도 없어진다. 또 최근 논란이 불거진 네티즌펀드 등 익명조합의 출자지분도 유가증권으로 포함해 증권사들이 다룰 수 있게 됐다. 유가증권과 파생금융계약이 결합된 ‘파생결합증권’을 유가증권으로 추가, 취급할 수 있게 했다. 장외신용파생금융상품의 거래도 허용했다. 구색상으로는 선진 IB들이 하는 업무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 것이다. 자기자본이 3,000억원이 안되더라도 장외파생금융상품업 겸업이 가능해짐에 따라 이 상품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도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틈새시장을 노린 새로운 유형의 증권사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이 우리 증권산업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우리 증권사들이 규제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대형 IB의 핵심은 업계 내 자체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토양을 만들어줄 뿐이고 대형화와 전문화 등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증권사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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