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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우승이 아니라 부모와 가족, 그리고 조국인 한국을 위한 우승입니다.” 14일 LPGA투어 미첼컴퍼니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85만달러)에서 1년여 만에 투어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초롱(21ㆍ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은 우승의 의미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 한국대표로, 그리고 올해 열린 미국-유럽 대항전인 솔하임컵에 미국대표로 선발됐던 김초롱. 국적문제 시비로 마음 고생을 했던 그가 우승자 공식 인터뷰 석상에서 ‘조국’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김초롱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코리안 군단이 차지한 우승컵은 모두 8개로 늘어났다. 김초롱은 14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골프장 매그놀리아그로브 크로싱코스(파72ㆍ6,25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레이철 헤더링턴(호주)을 1타차로 제친 그는 이로써 지난해 롱스드럭스챌린지 이후 1년만에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짜릿한 역전우승에 성공한 김초롱은 지난 2001년과 2002년 2연패한 박세리(28ㆍCJ)에 이어 한국선수로서는 두번째로 이 대회의 챔피언이 되는 기쁨도 누렸다. 이 대회는 최근 4년간 LPGA투어 우승자만 출전하는 투어 ‘왕중왕전’이다. “전날 최종일 67타를 치면 우승할 것이라고 했는데 가까스로 그 장담이 이뤄졌다”는 그는 “여기 나온 선수들은 이 대회 우승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다 알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리셀로테 노이만(스웨덴)에 1타 뒤진 공동2위로 출발한 김초롱은 12번홀까지 4타를 줄여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노이만이 13번홀(파5)에서 2타를 잃으면서 이때부터는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1타차로 따라온 헤더링턴이 우승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헤더링턴은 김초롱이 16번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1타를 줄였지만 17번홀(파3) 버디로 응수하며 다시 추격했다. 그러나 18번홀(파4)에서 헤더링턴이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차분하게 파로 마무리지은 김초롱은 명랑한 제스처로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지난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출생한 김초롱은 캐디와 코치를 맡고 있는 아버지 김만규(54)씨의 권유로 11세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17세 때인 2001년 US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쳐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투어 데뷔 2년째인 지난해 9월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생애 첫 승을 일궈냈다. 한편 나머지 한국선수들은 뒷심 부족으로 아무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강수연(29ㆍ삼성전자)이 공동12위(6언더파), 박희정(25ㆍCJ)은 공동15위(5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무대 데뷔전을 치른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자 이지영(20ㆍ하이마트)은 43명 가운데 공동38위(6오버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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