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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집단지성으로 해외주식 투자하기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


1910년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는 개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제시했다. 개미는 하나의 개체로서는 미미한 존재이지만 집단으로 행동할 때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후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서 '특정한 조건에서 집단은 집단 내의 가장 우수한 개체보다 지능적'이라는 이론으로 발전됐다.

집단지성이 잘 발휘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이 다양해야 하며 각각 구성원의 권한이 분산되고 구성원은 상호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주식시장은 집단지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혹은 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 매수상위 종목군을 공유하며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해외주식투자에서 집단지성은 통하지 않을까. 지난해 미국증시(S&P500 기준)는 25.5% 상승했고 유럽증시(유로STOXX 기준)는 17.0%, 일본시장(니케이225 기준)은 무려 52.4%나 상승했다. 반면 한국 코스피는 오히려 0.1%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주식투자 분기평균 거래대금은 2012년 약 7,3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약 1조4,000억원으로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해(리테일 기준) 사실상 해외주식투자로의 방향성에 대한 훌륭한 집단지성을 보여줬다. 즉 '안 되는 국내주식투자' 보다는 '되는 해외주식투자'로 빠르게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해외주식 투자종목에서는 어떨까.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중형주를 추종하는 ETF인 MDY는 33.0% 상승했고 S&P500종목 중 핵심종목을 추종하는 ETF인 IVV는 32.3%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전기자동차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테슬라모터스도 거래 상위종목에 포함됐는데 지난 한해 수익률이 무려 344%를 기록했다. 일본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도요타자동차로 엔저로 실적개선이 예상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투자대상이 됐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 63.8% 상승했다. 실제 지난해 해외주식투자를 가장 많이 한 상위 10개 종목의(우리투자증권 기준) 수익률평균이 무려 63.2%라는 점에서 특히 한 종목도 연간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자들은 해외주식투자에서 놀라운 집단지성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단한 집단지성을 보여준 한국투자자들이 올해 1·4분기에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은 무엇일까. 우선 미국과 유럽의 경제회복을 기대하며 안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주는 하이일드 채권ETF에 매매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대표적인 하이일드 채권ETF인 JNK와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ETF인 IHYG(런던상장)가 그 주인공이다. 개별종목으로는 일본시장에서는 여전히 도요타에 매매가 집중됐으며 미국주식으로는 블랙베리·뉴스킨·3D시스템즈, 유럽시장에서는 노바티스·폭스바겐 등에 거래가 집중됐다(우리투자증권 기준).

집단지성이 늘 맞는 해법을 제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외주식투자에 있어서 의미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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