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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부 투기지역 해제 정책후퇴로 인식될까" 고민

해제공감불구 풀어준 뒤 값오른 '2004년사태' 재연 우려<br>지자체·건설사등 "풀어달라" 요청도 거세


“가격이 안정됐음에도 투기지역 해제를 미루면서 세제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다. 행정과 현실의 괴리 아닌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투기지역 해제 대상 중 한 곳으로 지목한 서울 금천구의 한 중개업자의 반응이다. 그는 “투기지역 지정과 해제가 병행돼야 함에도 2년여 동안 줄곧 투기지역 지정만 해왔다”며 하소연했다. 정부 역시 투기지역 해제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가격이 안정됐다는 게 이유다. 때문에 최근까지 주택투기지역 77곳, 토지투기지역 94곳 중 25개 지역에 대해 가격 실태조사를 벌인 상황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가격 하락 등 일부 요건만 갖췄다고 해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황을 좀더 지켜보기로 한 만큼 다음번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 때는 논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지역 해제가능성 커=투기지역 해제의 가능성은 크다. 가격 안정, 업계ㆍ지자체의 요구, 정책실효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투기지역 해제를 위한 가격 실태조사를 벌인 25곳은 가격이 상당부분 안정돼 있다. 이들 25곳은 ▦지정 후 6개월이 지나고 ▦지정 이전 3개월부터의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 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하이며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 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하라는 요건을 갖췄다. 연구소는 물론이고 해당 지자체, 건설업계의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요청도 거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ㆍ31대책 후 1년:평가와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주택투기지역 중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18개 지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산연이 밝힌 주택투기지역 해제 대상에는 서울 금천구, 경기도 구리시 등 4개 지역, 부산 수영구, 충청권 6개 지역, 경남 창원시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주택협회도 최근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촉구했고 부산 수영구, 제주 남제주군 등은 각각 주택과 토지 투기지역 지정해제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요청한 상태다. ◇정부, 정책후퇴로 인식될 지가 고민=정부도 해제 필요성은 공감한다. 그동안 전국 250개 행정구역 중 주택투기지역 77개(30.8%), 토지 투기지역 94개(37.6%) 등 모두 171개 지역을 부동산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제된 곳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해제가 주택정책의 후퇴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2004년 하반기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 실제로 2004년 10ㆍ29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뒤 정부는 일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단행했다. 그뒤 부동산 가격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 2005년 8ㆍ31대책 등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재경부의 움직임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투기지역 해제를 부동산 투기억제 관련 지역ㆍ지구제도의 통합, 개선과도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재경부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투기지역ㆍ주택거래신고지역ㆍ투기과열지구 등 복잡한 부동산 지역ㆍ지구제도의 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부동산 양도시 기본세율의 15% 범위 내에서 적용되는 탄력세율을 통한 중과세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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