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는 28일 야생조류 전문가, 수의과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결론의 근거로 △국내에서 H5N8형 AI가 발생한 것이 처음이며 △최근 3년간 국내 가금류·야생철새 예찰 결과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고 △최초 발생농가(전북 고창)가 철새 도래지(동림저수지) 인근인 점 등을 들었다. 위원회는 동림저수지의 철새 폐사체에서 H5N8형 바이러스가 분리된 데 이어 군산·서천·시화호의 야생철새에서 같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도 이런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역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가창오리가 해외에서 H5N8형 AI에 감염된 채 우리나라에 건너왔다가 일부 면역력이 약한 개체를 중심으로 폐사되거나 다른 야생철새를 통해 유입된 AI가 해당 개체에서는 발현되지 않다가 가창오리나 큰기러기에서 증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금류 농장이 발병원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금류가 원인이라면 항체가 발견돼야 하는데 그런 사례가 없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가창오리를 포획해 항체 생성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5N8형 바이러스는 지난 1983년 아일랜드에서 칠면조가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2010~2011년 중국의 청둥오리 등에서 발견된 바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날 경기 평택의 닭농가와 전남 영암 종오리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추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평택 닭농가의 경우 AI가 아닌 전염성 기관지염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또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검출돼 방역 당국이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담화문을 내고 "고향 방문길에 다소 불편하겠지만 이동통제 초소에서의 소독 등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가금농장이나 철새 도래지 주변 등의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방문할 경우 차량 내외부와 사람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며 "정부도 설 연휴 24시간 비상태세를 유지하는 등 AI 근절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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