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비싼 휴대폰일수록 데이터통신 등 첨단 기능을 보다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의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문형비디오(VOD)나 음악서비스(MOD) 등을 지원하는 고가(高價) 휴대폰 사용자의 평균 매출액(ARPU)이 저가(低價) 휴대폰 사용자의 ARPU보다 1만원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휴대폰을 쓰는 사람이 통화도 많이 하는 셈이다. 이통사들이 주로 고가 휴대폰 위주로 신제품을 내놓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현재 VOD나 MOD를 지원하는 ‘EVDO 휴대폰’은 대부분 50만대 수준인데 반해 무선인터넷을 통해 그저 문자나 간단한 사진을 볼 수 있는 CDMA 1X 단말기의 경우 30만원대 수준이다. 또 문자 메시지만 주고 받을 수 있을 뿐 무선인터넷은 아예 사용할 수 없는 2세대(G) 서비스용 휴대폰은 아예 판매가 중단됐다. KTF의 경우 올 3ㆍ4분기 가입자당 평균매출액은 3만500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EVDO 휴대폰 사용자의 ARPU는 3만8,900원으로 평균치보다 8,400원이나 많았다. 특히 VOD를 지원하는 휴대폰 사용자의 ARPU는 무려 4만7,000원에 달했다.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CDMA 1X 휴대폰 사용자의 ARPU는 2만9,900원으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또한 2G 휴대폰 사용자의 ARPU는 1만2,100원으로 기본료 수준에 그쳤다. SKT의 경우에도 음성통화 기준 매출액이 2G 가입자는 1만4,000원, CDMA 1X 가입자는 2만4,800원인데 반해 EVDO 가입자는 무려 3만800원에 달했다. 비싼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화를 모두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EVDO 휴대폰 사용자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기 때문에 다른 가입자에 비해 매출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현재 절반 이상의 휴대폰을 EVDO용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통사로서는 보다 비싼 휴대폰을 많이 판매해야 고객의 평균매출을 높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 유치로 매출을 올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고가 휴대폰 보급을 통해 통화량을 늘리는 방식의 마케팅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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