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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 再起의 화음
입력1998-10-15 18:56:00
수정
2002.10.22 10:55:55
삼익악기가 부도1년2개월만에 산뜻한 재기의 화음(和音)을 울리고 있다.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삼익악기 공장 출고장에는 직원 10여명이 피아노를 컨테이너 차량과 트럭에 싣기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랜드피아노는 올들어 미국시장의 수출주문이 밀려 계속 야간작업을 해야할 정도로 생산라인이 매우 활기찬 모습이다.
법정관리상태인 이 회사는 노사가 힘을 합쳐 올 상반기에 66억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전환하는 등 세계일류 악기제조회사다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부도 이후에도 기술개발에 주력, 국내 최초로 디지털과 일반 피아노 합작품인 사이런트피아노와 건반뚜껑이 서서히 닫히는 댐핑장치 피아노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헤드폰으로 연주자나 교습자만 들을 수 있는 사이런트피아노는 바이어들로부터 일제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박람회에서만 300대의 수주가 이뤄졌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한 댐핑장치 장착 피아노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으로 삼익악기는 연초 독일과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악기박람회에서 각각 7,500만달러와 7,0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 올 수출목표 1억5,000만달러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법정관리인 안기봉(安基鳳·64)사장은 『내수가 40%나 줄어들어 해외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품질수준을 계속 향상시킨다면 해외시장은 얼마든지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24일 법정관리가 최종 확정되면서 외국자본가들이 투자의사를 속속 타진해와 더욱 고무돼있다.
인도네시아 보고르와 중국 하얼빈에 있는 현지공장이 저렴한 인건비와 원자재의 적기확보를 가능케 한 것이 수출경쟁력 회복의 견인차가 되었다고 박창호(朴昌昊)생산총괄부장은 전했다.
삼익악기는 부도 이후 5개 계열사를 정리, 피아노 등 악기생산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다. 전자악기 현악기 목재 정밀공장 생산라인도 피아노 공장으로 합쳐 경비절감을 하는 등 자구노력을 해왔다.
삼익악기는 부도이후에도 지금까지 신규채용을 억제했을 뿐 인력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2,400여명의 직원중 자연감소로 400명이 줄어 현재 2,000여명이다. 임금삭감도 없었으며 상여금(620%)도 그대로 지급했다.
그러나 올초엔 전 임직원이 임금동결과 상여금 620% 중 일부를 자진반납한데 이어 노조차원에서 휴일반납과 연장근무 등을 자원했으며 공장에서도 한여름에 에어콘도 없이 복더위를 이겨내기도 했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부도 후유증으로 1,823억원의 매출에 그쳐 마이너스 성장(-8.9%)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40% 신장한 2,555억원으로 잡아놓았다.
지난 58편 설립된 삼익악기는 그동안 고유브랜드로 세계 85개국에 피아노를 수출,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내수를 포함 연간 2,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 일류 악기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96년 10월22일 내수부진과 부실기업 인수 등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과다 금융부채로 창업 38년만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
당시 부채는 3,600여억원으로 정리담보설정이 2,000여억원, 정리채권 1,000여억원, 원부자대금 500여억원이었다.
삼익악기는 창업주 이효익(李孝益)회장이 93년 별세한 후 미망인이 운영을 해오다 94년부터 李회장의 장남 이석재(李碩宰)씨가 회장직을 맡아왔으나 자금담당직원의 600억원 유용 후유증과 무리한 사업확장 그리고 형제간 재산분쟁 등으로 경영불안이 가중된 끝에 부도를 맞았다.
부도당시 부채비율이 3,600%에 달하는 취약한 재무구조로 법정관리 결정에 검림돌이 되었으나 세계 3대 악기제조회사라는 명성과 지역경제회생 차원에서 경영진의 퇴진을 조건으로 법정관리가 허용됐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담보권 및 정리채권의 상환조건이 5년거치 10년상환, 또는 10년거치 5년상환으로 완화돼 빠른 시일내에 법정관리를 벗어나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인천=김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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