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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생존 위해 '적과의 동침' 활발

공동 R&D에서부터 약점 보완·시너지 효과도 목적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전략이다" 최근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경쟁업체끼리 서로 협력하며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불리한 시장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공동 R&D에서부터 서로간 약점을 보완하기위한 경우, 그리고 서로의 경쟁력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목적까지 다향한 동기가 경쟁사간 제휴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컬러브라운관(CRT) 제조업체인 삼성SDI[006400]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최근 부품 공용화와 신제품 개발 공조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양사는 기존 CRT에 비해 두께가 10-15㎝ 정도 얇은 초슬림 CRT 개발과 관련해일부 기술을 공유하거나 부품규격을 통일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CRT 부문 세계 1위라며 `으르렁' 거리던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모습으로 최근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PDP와 LCD 등 평판디스플레이(FPD)로 급속히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양사가 힘을 합치는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세계적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한국법인인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 박갑정)는 국내 종합가전 서비스 전문회사인 대우전자서비스(대표 유재활)와 전략적 A/S 제휴를 체결했다. 전국에 70여개 직영센터와 2천여명의 전문요원을 보유한 대우전자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해 제품 수리를 원하는 고객이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내내 대우전자서비스센터를 통해 A/S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외산 백색가전 업체가 국내 A/S 업체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처음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외산 가전제품의 A/S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전자관련 업체와 손을 잡은 경우다. 올초에는 에어컨 전문업체인 캐리어코리아가 일본의 도시바와 함께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그리고 시스템 에어컨 부문에서 기술제휴 계약을 맺고 국내 시장을 활발히공략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LG전자[066570]가 한때 가전업계 라이벌이었던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와 미래 유망사업인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 및 제품간 호환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제휴를 통해 양사는 홈네트워크 솔루션의 공동 개발, 제품간 연계 및 기타서비스 제공에 수반되는 제반업무를 함께 추진한다. 국제적으로는 물론 국내에서도 홈네트워크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가전제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두 업체가 협력해 국내 홈네트워크 표준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도 지난해 디지털 가전업계의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일본의 소니와 대형 LCD TV 생산을 위한 합작사 S-LCD를 세우기로 합의하며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로서는 대규모 투자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안정적 제품 공급처를 확보할수 있게 됐고 소니는 향후 주축이 될 LCD TV의 제조 공장이 없는 상황에서 안정적 제품 수급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제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활동에서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이 세계적추세"라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쟁업체와의 제휴를 통해서라도 시장을 선점하거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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