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이건희 회장에게 귀국요청 편지 보냈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안기부 'X파일사건 이후 4개월 가까이 미국에 체류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귀국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그에 관해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이 미국 체류중 공교롭게도 막내딸을 잃는 사고를 당했지만 작은 회사가 아닌 삼성의 경영자로서 연말을 맞아 계획도 있을테고 우리 경제에 대해 걱정하고 지도해주실 일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귀국을 요청하는 편지를 드렸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 회장이 답신을 통해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귀국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한국경제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이 회장이 참 안됐다"면서 "구체적인 감은 없지만 1월중에라도 이회장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반기업 정서에 대해 강 회장은 "오너(기업소유경영자)가 개인이익을 위해 기업 본연의 자세에서 이탈한다면 지탄을 받아야 하지만 기업은 키워야하는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프다는 심정으로 기업과 부자를 미워한다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강회장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황우석교수 사태에 관해 "생명공학(IT) 관련 기업(동아제약)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볼 때 황 교수의 일은 참 불행하다"고소회를 밝혔다. 그는 "과학자라면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해야 하고 최종제품이 나와야 이야기가되는데 그러기도 전에 난치병 환자의 등록을 받았으니 그분들의 실망이 얼마나 컸겠나"라면서 "왜 그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황 교수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홍콩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우리나라 농민들이 과격시위를 벌인 데 대해서도 언급한 강 회장은 "농민들이 신사적으로 했으면 참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하고 "국제화, 개방화 시대를 맞아 어려움을 겪는 농촌을 위해 전경련은 나름대로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또 "전경련회관이 너무 낡아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아예 재건축을 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분석한 결과 전경련회관의 리모델링에는 400억-500억원이 들고 40-50층 규모로 재건축한다면 3천억정도가 들지만 임대료 수입으로 15년내에 건축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