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에 우리금융그룹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반면 KB금융그룹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올려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금융은 29일 3·4분기 중 4,8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2%, 전 분기보다 116.8% 늘어난 것이다. 시장 추정치(3,500억원 안팎)도 1,000억원 이상 뛰어넘었다. 올 1~3분기 그룹 누적 당기순이익은 8,692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올해 내부적으로 연간 순이익을 8,000억원가량으로 잡았으나 3분기 만에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호조는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대손충당금 대폭 감소, 비용절감 등이 견인했다고 우리금융은 분석했다. 여기에 우리은행의 잠실전산센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세전 기준으로 1,383억원 발생한 것도 영향을 줬다. 그룹의 NIM은 2·4분기 1.75%에서 3·4분기 1.94%로 전 분기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대출채권은 거의 늘지 않았지만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조달비용이 줄면서 NIM이 개선돼 이자이익이 전 분기보다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3·4분기에 전 분기보다 2,397억원 늘어난 4,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의 3·4분기 순익은 1,737억원에 불과했다. 우리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2,400억원) 등 경쟁사는 물론 당초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KB금융그룹의 순이익을 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다 최근 2,000억원 안팎으로 낮췄다. 지난 1~9월 누적 순익은 5,22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전 분기 대비 그룹의 순익이 NIM 회복 추세와 비이자 부문 이익 개선 등에 힘입어 637억원(57.9%) 늘었지만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지속적인 저금리에 따른 이자이익 부진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조3,074억원(71.5%)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은 2,31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다수다.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최근 금융계의 화두인 인수합병(M&A)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한국·대신·푸르덴셜·하이투자 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최우선 추천주로 KB금융을 꼽고 있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폭이 30bp 이상으로 다른 은행주보다 클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강한 실적개선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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