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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실업이 세계경제 짓누른다
입력2002-06-23 00:00:00
수정
2002.06.23 00:00:00
침체경기 회복 움직임에 최대 걸림돌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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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6%, 올들어 4월까지 해외투자 증가율 29%, 4월중 무역흑자 53%, 산업생산 성장률 12.1%‥‥.
떠오르는 대국,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적표다. 아시아에서 가장 확실한 미래가 약속된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경제.
하지만 시장경제 도입 이후 급속도로 진전되는 경제 효율화의 이면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중국 대륙에 드리워져 있다.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의 산물인 극심한 재정 적자와 함께 중국 경제에 묵직한 체증을 유발하고 있는 것. 바로 실업 문제다.
세계 경제가 지난해의 침체를 딛고 회복의 길로 내딛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고실업 양상이 지구촌 경제에 무거운 부담을 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고용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평가되던 주요국들이 늘어나는 실업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 실업자 수가 공식 발표 수치의 몇 배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제기되면서 고실업이 경제의 '숨은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상 실업률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3.6%. 하지만 이는 통계상의 수치일 뿐, 실제 중국의 실업률은 15%를 넘어선다고 경제학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할 정도로 중국은 내부적으로 극심한 고실업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북부의 공업쇠퇴지역인 일명 '러스트 벨트'의 실업률은 이미 25%를 넘어섰다는 것이 일부 학자들의 주장.
앞으로 수 년 동안 신규 채용은 연간 700만명에 그치는 반면 실업자는 해마다 1,000만명씩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도시지역 실업률이 앞으로 4년 동안 3배로 급증, 도시와 농촌지역에서 총 1억7,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도 일자리 구하기는 힘들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잇달아 구조조정 및 감원에 나섬에 따라 지난 2~4월중 홍콩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7.1%를 기록했다고 통계당국은 최근 발표했다.
고실업의 암운이 깔린 것은 중국 뿐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 미국은 지난 4월 실업률이 8년만에 최고치인 6.0%에 달했으며, 지난달에도 당초 예상보다 낮아졌다고는 하나 5.8%에 달하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실업자수는 오히려 증가, 실업자 중에서도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 대졸 구직자들도 직장 잡기가 여의치 않다. 지난 4월중 전국 대학 및 고용주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취직자 수는 전년대비 36.4%나 줄어든 실정. 고용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던 MBA 출신도 경우에 따라선 초임 연봉이 1만 달러 이상 깎여나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당분간 신규 채용 및 투자를 꺼리겠다는 입장이어서, 미 고용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는 실정이다.
오랜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 역시 실업은 최대 현안중 하나다. 현재 일본 실업률은 5.2%로 최악의 지경에서 일단은 벗어난 상황.
하지만 가정의 세대주 가운데 완전실업자 수가 사상 최고 수준인 108만명을 기록하고 24세 미만의 젊은층 실업률이 10%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고용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오랜 불황으로 구직 의욕을 상실한 장기 실업자들은 아예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실제 실업률은 통계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밖에 유럽 각국도 이미 고질병으로 자리잡아온 실업자 문제 해결에 뽀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등 전세계에 걸쳐 고실업 문제는 경기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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