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일각에서 미 연준리(FRB)가 금리인상의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 나라들의 금리인상 기조가 당장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미국 달러화에 대해 원화환율은 하락하고 엔화환율은 계속 상승하는 ‘원ㆍ엔 탈동조화’ 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연구원은 25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 가진 ‘국제금융시장의 동향과 전망’ 세미나에서 “2002년 이후부터 계속된 전세계 저금리 기조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했고 아시아 지역의 유동성이 글로벌 유동성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준경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한다고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가량 올릴 것이며 EU와 일본도 내년 하반기 또는 그 이후 소폭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유입을 증가시키는 반면 신흥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줄어들어 국제자금 흐름이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2004년 중반부터 계속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를 차입해 투자해온 헤지펀드 등의 청산이 가속화되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자금유입은 감소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국내에 들어왔던 달러자금이 유출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 확대로 외환유출이 늘어나는 반면 위안화 추가 절상에 따른 환율 하락효과는 소폭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반면 올들어 꾸준히 상승해온 엔ㆍ달러 환율은 내년에 상승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는데다 일본의 경기회복과 주가상승 기대감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100엔당 870원대까지 하락한 원ㆍ엔환율도 내년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박해식 연구위원은 “원ㆍ엔환율이 상승할 경우 그동안 엔화대출을 받은 개인과 기업이 막대한 환차손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엔화대출이 늘어난 만큼 환위험 헤지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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