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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 "어떻게 그럴수 있나" 가족·신도 울음바다裵목사 부친 외부 접촉 끊어"피랍 가족 아픔 헤아려달라"탈레반측에 눈물의 호소문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co.kr "할말 없어요" 배형규 목사의 피살소식이 전해진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에서 피랍자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지난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23명 중 고(故) 배형규 목사의 피살 소식을 26일 공식 확인하자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족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시 영락교회에서 밤샘 기도를 하며 아들의 생환을 바랐던 모친 이창숙(68ㆍ영락교회 권사)씨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친 배호중(72ㆍ영락교회 장로)씨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 목사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함께 한 신도 140여명도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배 목사가 활동했던 샘물교회도 큰 슬픔에 빠졌다. 배 목사 피살에 대한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자 권혁수 샘물교회 장로는 "비보를 접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권 장로는 "남은 22명의 안전도 보장되지 않아 더욱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는 피랍자 가족과 재단 관계자 20여명이 모여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석방과 살해, 낭보와 비보가 엇갈리면서 뜬 눈으로 지샌 가족들은 매우 지친 표정이었지만 나머지 22명은 모두 안전하다는 소식에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후 탈레반 측의 인질 살해 위협 외신보도가 이어지자 피랍자 가족들은 정부와 아프간ㆍ탈레반 측에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당부하는 눈물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피랍자 가족인 제미숙(47)씨는 "울다 지쳐 잠들고 일어나면 그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에 또다시 눈물을 터뜨린다. 가족이라면 이 고통을 당연히 알 것"이라며 "여러분도 (피랍) 가족의 아픔을 생각하고 헤아려 달라"고 탈레반 측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피랍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족들에게 더 이상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며 "최선의 방책은 정부를 믿고 따라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피랍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차성민(30)씨는 "안타까운 소식에 너무 힘든 하루였다"며 "오전에 외교당국자에게 피살 소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시시각각 외신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정부 입장이 최종 확인되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 배 목사의 시신은 발견 장소인 가즈니주(州)에서 이날 바그람 미군기지로 옮겨져 이른 시일 내 국내로 운구될 예정이다. 정부의한 당국자는 "바그람 기지에서 우리 측 관계자 입회하에 간단한 신원 확인과 검시 등 절차를 거친 뒤 부패 등을 막기 위해 알루미늄관에 옮겨져 국적 민항기에 실릴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입력시간 : 2007/07/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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