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의 독자적 판단이 배제된 채 자동매매시스템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사는 식으로 운용되는 금융공학펀드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공학펀드의 올해 초 이후 수익률은 40.13%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48.46%)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선을 마지막으로 턱걸이했던 지난 9월23일부터 이달 17일 현재까지 금융공학펀드의 수익률은 -2.01%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3.18%)보다도 나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7.50%의 수익률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조정 국면에서는 금융공학펀드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AI본부장은 "금융공학펀드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해 매매하는데 최근처럼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때는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다소 유리할 수 있다"며 "또 미리 싸놓은 시스템대로 펀드가 운용돼 시장의 출렁거림에 따른 자의적 판단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펀드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금융공학펀드는 운용사의 시스템 설계 및 금융 기법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를 나는데 일반적으로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목표한 주가 수준에 근접하면 자동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시스템 펀드와 차익 거래 등을 통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시장 중립 펀드, 특정 밴드 설정 후 '하단 매수, 상단 매도' 전략을 취하는 PI펀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재무지표나 밸류에이션 지표까지 고려한 금융공학펀드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특정 기간의 움직임만 고려해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에 주가지수가 과거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경우 수익률을 내기 어렵고 기업의 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은 금융공학펀드의 한계로 지적된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WM리서치 팀장은 "금융공학펀드는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사업성, 브랜드 가치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며 "조정 국면에서 소액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