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산업은행ㆍ가스공사ㆍ관광공사ㆍ신용보증기금 등 31개 공공기관이 부당 집행해 낭비한 예산 및 경비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은 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3월24일부터 4월18일까지 1단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300여건의 위법ㆍ부당 사항을 적발, 횡령ㆍ수재혐의가 있는 임직원 10여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고 인건비 편법 집행, 부당계약 등과 관련된 100여명은 엄중 문책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 공공기관은 80여건의 인건비 편법ㆍ과다 지급으로 3,300억원, 20여건의 자회사 부당 지원 및 관리소홀로 2,600억원을 낭비했으며 복리후생비 편법 조성 1,400억원(20여건), 부당계약 1,000억원(30여건), 외부감독 회피에 따른 손실 900억여원(20여건), 기강해이에 따른 낭비 800억원(130여건) 등 모두 1조원 규모의 예산이 부당하게 지급되거나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ㆍ수재ㆍ채용비리 여전=신용보증기금 인사본부장 A씨는 신용보증을 받은 업체 대표들로부터 5,000만원어치의 비상장주식 1만주를 받은 후 감사에 지적될 것을 우려해 이를 되돌려주었으며 신용보증을 받은 다른 모업체로부터는 3,000만원을 이자 없이 빌려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또 감사원은 A씨가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8,000만원 상당의 자금 출처를 뚜렷하게 밝히지 못해 직무 관련 수재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신용보증기금 이와 함께 2007년 신규직원 합격자 중 2명의 입사 포기자가 발생하자 채용서류를 허위 작성해 예비합격자 등수 밖의 사람을 추가 합력자로 선정했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의 한 직원은 도산업체의 부동산을 경매해 받은 배당금을 국고에 납입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경매배당금 등 공금 15억1,000만원을 횡령했다. ◇자회사 부당 지원, 회사 경비 편법 사용=인천공항에너지는 한전에서 전기를 싼값에 구입한 뒤 모회사인 인천공항공사에 비싸게 팔아 7년간 16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대한주택공사는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에서 적자가 발생하자 납입자본금을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려 지원하고 퇴직자들을 취업시키는 등 자회사를 인사적체 해소 창구로 활용했다. 회사 경비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편법적으로 사용해 직원들의 퇴직금 등 급여를 올리는 사례도 많았다. 한전은 개인연금 부담분 지원 명목으로 2005~2008년 사내근로복지기금 85억원을 지원했고 인건비ㆍ퇴직금 충당금으로 91억여원을 추가 집행했다. 가스공사는 2001~2008년 우리사주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보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228억원을 지급했다. ◇묻지마 업무 추진비=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임원 5명은 업무추진비 등으로 4,07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 323장을 용도 불명하게 사용했고 5,159만원의 업무추진비 등을 유흥주점 경비로 사용했다. 이밖에 관광공사는 2004년 11월 카지노 영업장 임대업체를 선정하면서 건축법상 카지노영업장을 설치할 수 없는 A사를 영업장 임대업체로 선정해 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를 통해 2년간 임대료ㆍ관리비 등으로 28억3,000만원을 지급,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31개 공공기관의 65개 자회사를 민영화 대상, 모기업 흡수 및 청산 대상, 조직ㆍ기능축소 대상으로 분류해 자회사 통폐합 구조조정 방안을 감사 결과와 함께 6월 중 관련부처인 기획재정부에 통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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