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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치는 수방대책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마치 물동이로 퍼붓는 듯 하다. 서울과 강원도 홍천 철원에선 시간 당 거의 50mm가 내렸다. 현재까지 경기도 현리의 400mm 등 경기북부와 강원도엔 200~300mm 의 강우량을 기록한 곳이 많다. 현재 경기북부와 강원도 영서 중북부 ,서해 5도지역의 호우경보를 비롯해 전국 거의 전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상습수해지역인 임진강 유역엔 홍수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 비는 지역에 따라 강우량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게릴라성으로 기상청에서도 예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구와 도봉구는 100mm 이상의 편차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10일까지 비가 지역에 따라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보,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서울ㆍ수도권에 1만가구가 침수되고 도로 다리 및 농작물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2002년 월드컵 기간과 겹쳐 행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됐었다. 다행히 남부지방을 제외하고는 마른 장마로 끝났다. 태풍도 지나갔지만 피해 보다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효자태풍'이었다. 이번 비로 물이 부족했던 댐과 저수지의 담수엔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지역에 따라 기습적으로 쏟아지는 호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해 보다 올해는 이 같은 게릴라성 호우가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엘리뇨 현상의영향 때문인지 올해는 벌써 태풍이 12개나 발생했다. 이번 비도 열대성 저압부로 변한 12호 태풍 '간무리'가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내린 것이다. 앞으로도 몇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대책이 시급하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우리의 수방대책은 예방 보다는 사후대책에 치중하고 있다. 아무리 이번 비가 게릴라성 집중호우라고 하더라도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기상청의 예보는 뒷북 치는 것이 예사다. 장비부족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볼멘소리를 해왔다. 그러나 300억원이나 하는 수퍼 컴퓨터를 도입한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현재 기상예보는 정확성 제고와 함께 지역과 시간을 세분화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우리도 이러한 흐름을 타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이번 비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생산과 물류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수인성 전염병도 걱정된다. 유실된 도로나 다리의 복구를 서두르는 한편 가옥침수나 농작물 피해에 대한 지원도 빈틈없이 해야 한다. 비는 하늘이 주는 '은혜'로운 선물이다. 주민 행정당국,그리고 기상청이 삼위일체가 돼 항구적인 수방대책을 세우고 물을 절약하는 등 지혜롭게 활용할 때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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