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부족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시즌 두번째 우승이 기대됐던 ‘코리안 자매’들이 무명에 가까운 제니퍼 로살레스(25ㆍ필리핀)에게 역전우승을 허용, 4명이 ‘톱10’에 입상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마지막 라운드.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점령했던 한국선수들은 더딘 걸음을 하면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코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20위권에 처졌던 이정연(25ㆍ한국타이어)이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박지은(25ㆍ나이키골프)과 함께 공동2위를 차지했을 뿐 대부분 뒷걸음질을 했다. 박지은은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상금 50만2,572달러로 2승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49만7,166달러)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전날 18세 생일을 맞아 단독선두에 나섰던 송아리(18ㆍ빈폴골프)의 추락이 특히 안타까웠다. 후반에만 5타를 잃는 등 6오버파로 크게 부진했던 송아리는 합계 5언더파 283타가 되면서 공동2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송아리는 오는 7일 개막하는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마지막으로 LPGA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14번홀까지 공동선두를 달렸던 김미현(27ㆍKTF)은 우드로 세컨드 샷을 해야 했던 막판 2개의 파4홀(15ㆍ17번)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1년9개월여만의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6위. 공동3위로 경기를 시작한 박세리는 보기 2개와 이글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7위(277타)를 기록했다. 한편 전날까지 선두에 4타 뒤졌던 로살레스는 한국 선수들과 소렌스탐(10위ㆍ10언더파 278타) 등 강호들이 주춤하는 틈을 타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행운 섞인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데뷔 5년 만에 거둔 생애 첫 승. 로살레스는 필리핀 여자아마추어선수권을 5년 연속 우승한 뒤 지난 98년 남가주대학으로 유학, 미국대학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필리핀의 골프 스타. 화려한 티셔츠와 같은 색상의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경기 중에도 코스에서 담배를 피워 무는 등 대담한 패션과 행동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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