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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1,525억 분식회계 드러나

해외 자회사들 적자를 흑자로 처리<br>실적전망도 나빠 주가 이틀째 급락


효성이 해외 자회사들의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등 1,525억원을 분식 회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은 23일 자진공시를 통해 지난 98년 효성물산 합병 때 효성물산 해외 판매 법인들의 손실을 흑자로 처리,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525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누락시켰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식회계 고백은 증권집단소송제 도입에 따라 2006년 회계연도까지 분식회계 사실을 자진 고백할 경우 처벌을 유예 및 경감해주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회사측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98년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하지만 복잡한 회계처리 문제 등을 이유로 2001년부터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이에 따라 2001년 지분법 평가이익 72억원이 700억원 손실로 정정됐고, 경상이익 717억원과 순이익 547억원도 각각 55억원, 225억원의 손실로 수정됐다. 2004년 경상이익은 883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줄었고, 순이익은 636억원 흑자에서 138억원 적자로 바뀌게 됐다. 지분법투자주식의 가치도 5년간 1,696억원 과대 계상돼왔다. 자기자본은 3,511억원 과대계상되고, 부채는 2,503억원 과소계상돼 전체적으로 자산은 1,007억원 부풀려져 왔다.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날 주가도 전날보다 11.18% 폭락한 1만3,500원으로 마감하며 이틀째 급락했다. 주가 측면에서는 기존의 실적 악화 전망에다 회계 투명성까지 훼손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광훈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효성에 대해 “추가 부실이 없다 하더라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실적이 대폭 개선돼야 하지만 이마저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화섬 업황 부진, 원료 가격 상승, 원화 강세 등의 여파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 현지법인에 대한 대규모 출자도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장수익률’ 의견을 제시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2004년 이후 연간 영업이익이 2000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미래사업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악재와 무관하게 목표주가로 현 주가보다는 낮은 1만2,000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자진 고백이 재무제표 클린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영국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식회계 자체는 단기 악재지만 투자자들의 의심을 불식시킬 경우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올해 섬유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 ▦7,918억원(공시지가 기준)에 이르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로 2만7,000원을 유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선물거래소의 공시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효성측이 분식회계를 자진고백한 것으로 본다”며 “회사측에 대한 감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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