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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정국과 '경영'총리

8.8 재보선은 한나라당이 13곳 중 11곳을 차지하는 압승으로 끝났다. 선거결과를 기다렸다는 듯이 김대중대통령은 9일 아침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을 총리서리로 지명했다. 재보선 이후 민주당은 신당추진에 나설 채비고, 지명된 총리서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불과 4개월여 남겨둔 시점이라 정국은 대선을 향해 더욱 뜨겁게 달구어질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인 불안정 기류는 상존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혼탁했던 재보선 분위기에서 잠시 벗어나 숨을 돌리게 됐고, 총리서리지명으로 행정공백 상태도 형식상으론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우선 8.8재보선 결과는 지난 6월의 지방선거 결과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음을 보여줬다. 민주당의 신당 추진은 그 점에서 이해되는 바이지만 극심한 내홍으로 당이 분열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혐의를 다시 제기하는 이른바 '병풍(兵風)'으로 역전을 시도했으나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재보선 투표율이 1965년 재보선 이후 가장 낮은 29.6%를 기록했다는 사실과 함께 여야의 대통령선거전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시사해 주고 있다. 상대방 흠집내기 위주의 네거티브 선거전은 정치와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혐오감만 심화 시킨다. 한나라당은 과반의석에서 2석이 넘는 원내 다수당이 되었다. 현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은 이미 두 차례의 선거에서 내려졌으므로 한나라당 역시 대선에서는 부패청산을 뛰어넘는 정책위주의 미래지향적인 선거전을 준비해야 한다. 장대환 총리서리 지명자는 50세로 젊고, 경제마인드를 갖춘 인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내각구성원 중 최연소자라는 점, 공직경험이 없다는 점 등이 원만한 내각운영에 부정적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50세 총리'를 '여성 총리' 차원의 깜짝 인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김대통령은 각계에서 제기한 위헌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시 총리'서리' 를 임명했다.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장상씨의 경우처럼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질과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사전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기를 바랄 뿐이다. 현 정부의 임기는 6개월 남짓 남아있다. 새로운 총리가 능력을 발휘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지만 정치논리가 횡행하는 선거정국에서 '경영총리'는 시대의 요청이다. 장총리서리가 그 같은 요청에 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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