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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간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악으로 곤두박질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잠깐 뒷걸음질한 후 반등했던 광공업생산량도 지난해 '제로(0)' 수준까지 다시 떨어졌다.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소비 탓에 기업이 생산보다는 재고량을 덜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체 산업생산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그간 가장 낮았던 수치는 2년 전인 2012년의 1.2%였다.
광공업생산도 자동차·1차금속의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2009년 증가율이 -0.1%를 기록한 뒤 2010년 16.3% 늘어나면서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해마다 꾸준히 감소하면서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0년 17.7%에 달했던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2.7%까지 줄어들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탓에 기업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쌓인 재고를 내다 팔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았던데다 세월호 여파와 자동차업계 파업 등이 전 산업생산의 증가율을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부동산경기 회복 등을 원인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12월 주요 지표가 다소 개선된 것은 위안거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생산·소비·투자지표가 크게 개선된 만큼 경기가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 산업생산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8% 늘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월(5.6%) 이후 가장 큰 폭인 4.5%, 투자도 13.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점차 확대되고 가계소득증대세제 시행,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 개시 등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의 경우 담뱃값 인상에 따른 사전구매 행태, 저유가로 인한 석유류 등의 판매가 늘어난 만큼 이는 일시적일 현상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유가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유가 하락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지난해 12월엔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편의점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고 당장 올 1월부터 담뱃값 인상으로 다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소비도 회복세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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