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30조원 규모의 투자촉진 프로젝트가 2일부터 가동된다. 산업은행과 기업이 50대50으로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1대1 매칭 방식이다. 산은은 15조원의 자금을 주식 및 주식 관련 채권(상환우선주·전환사채) 인수에 지원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신사업 확대를 꺼리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30조원 규모의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 운영계획을 확정하고 산은을 통해 금융지원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기업들의 자금여건은 개선됐지만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위험을 줄여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기존 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과 함께 투자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지분투자에 나서거나 상환우선주·전환사채·회사채 인수 등 기업수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촉진 프로그램 지원 대상의 문호는 활짝 열었다. 중소·중견 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가능하다. 지원 한도도 제한이 없다. 다만 지원 분야와 자금의 용도는 제한했다. 지원 분야는 신성장 산업(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물류, 소프트웨어 등 유망서비스 산업 등)과 주력산업(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정유·화학 산업), 대형 투자프로젝트(SOC, 플랜트 건설, 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다. 자금의 용도도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인수합병(M&A)·분사시 소요 자금 등으로 한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주식 및 주식 관련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며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투·융자 복합금융이나 회사채 인수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금 지원은 산은이 개별 사업자로부터 신청(1588-1500)을 받아 사업성 등을 검토해 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대기 중인 프로젝트 규모가 5조원에 달한다. 효성의 경우 친환경 신소재인 폴리케톤을 개발해 시장 선점을 위해 1조원 규모 생산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개 라인(1,250억원)을 신설 중으로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지원 받으면 조기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은 이천~오산 민자고속도로 건설사업(7,000억원)을, LG CNS 컨소시엄이 울릉도에 신재생에너지 건설사업(3,300억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프로젝트를 우선 심사해 자금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조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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