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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계법인 자정노력 확산
입력2002-02-03 00:00:00
수정
2002.02.03 00:00:00
유럽대기업등 회계감산·컨설팅 분리검토엔론 사태로 불거진 기업과 회계법인간 유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미국은 물론 유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유럽 대기업들이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에 컨설팅 업무를 맡기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아더 앤더슨을 비롯한 주요 회계법인들이 기업 컨설팅 업무를 아예 없애거나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기업의 부실 회계를 감독ㆍ감시해야 하는 회계법인이 다른 한편으로 그 기업을 고객으로 해 컨설팅 비즈니스를 하면서 양자 간 유착이 심화됐다는 비난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감사 컨설팅업무 분리
유럽 최대 소매업체인 유니레버는 회계법인들이 기업 경영 컨설팅에도 참여할 수 있는 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사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앞으로 컨설팅 업무를 맡기지 않기로 했다고 FT가 보도했다.
또 영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CGNU도 회계법인이 중요한 컨설팅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규정을 공식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맡기지 않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회계법인들도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해 자구노력에 나섰다. 엔론 사태의 핵심에 서있는 아더 앤더슨은 앞으로 더 이상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기업의 컨설팅을 담당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PwC는 컨설팅 사업부문을 증시상장을 통해 분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CBS 방송이 2일 전했다.
KPMG 등 다른 회계법인들도 컨설팅 업무를 독립 시키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긍정적 평가, 그러나 법제화 돼야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언론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그 동안 FT등 주요 언론들은 회계법인이 한 회사의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함께 맡는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해 왔다.
FT는 엔론사태 직후부터 기업의 부실한 회계처리를 적발해야 하는 회계법인이 다른 측면에서 이들을 고객사로 모실 경우 부정이 반드시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을 지속해왔다.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이 이들 회계법인에 후한 수수료와 함께 컨설팅 업무를 맡김으로써, 회계감사의 강도를 낮춰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게 바로 회계감사 수수료보다 더 많은 컨설팅비용이다.
엔론의 경우 아더 앤더슨에 회계 감사에 따른 수수료로 2,500만 달러를 지불한 반면 컨설팅 수수료로 2,700만 달러를 줬다.
유니레버 역시 지난 2000년 PwC에 지불한 회계감사 수수료는 1300만유로지만 컨설팅 비용은 6200만유로에 달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업계의 자성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법으로 회계감사와 컨성팅 업무를 함께 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회계법인들의 이번 조치를 여론의 비난 강도가 높아지면서 의회가 법제화에 나설 조짐을 사전에 막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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