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력' 앞세워 세계시장 개척
한국무역협회는 1일 국내 벤처업계의 작년 수출액은 총 177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벤처기업 수출 통계가 처음 등장한 1995년(14억 달러) 이래 11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수출이 1,250억 달러에서 5,478억 달러로 3배 정도 증가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0억8,900만 달러로 1위였고 무선통신기기(10억8,900만 달러), 플라스틱 제품(8억6,900만 달러), 전자응용기기(8억2,200만 달러), 자동차부품(7억3,4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부품·기계류·광학기기·반도체제조용 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대거 수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해 초창기보다 벤처산업의 기술력과 해외 마케팅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출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109억 8,600만 달러(62%)로 가장 비중이 컸고 북미와 유럽이 23억 4,500만 달러, 23억4,100만 달러로 나란히 13.2%를 차지했다.
1995년과 비교하면 아시아로의 수출은 13배, 유럽은 9배, 미국은 6배 각각 늘었다.
◇ 수출 동력 점점 둔화…”정책 배려 필요”
다만 2000년대 들어 벤처업계의 수출 동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MF 구제금융’과 ‘닷컴버블’ 여파로 국가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1998년과 2001년에도 벤처업계 수출은 3.6%, 14.5%의 성장세를 구가했다.
하지만 2002년 수출증가율 수치가 역전되기 시작해 10년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벤처업계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11.8%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13.1%)을 쫓는 형국이 됐다. 이전 기간과 비교하면 15%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국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2%에서 2001~2004년 4%대로 올라섰지만 그 이후에는 되레 3%로 후퇴했다.
정부의 정책·제도적인 뒷받침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11월 벤처기업협회가 내놓은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해외시장 진출 시 애로사항으로 벤처기업의 25.6%가 자금 부족을 꼽았다. 시장정보 부족(23.1%)이나 전문인력 부족(16.7%) 등도 많이 언급했다.
결국 벤처업계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금융·무역지원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외시장 진출 외에는 답이 없다”며 “’창조경제’의 근간인 창업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기존 벤처가 수출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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