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계속해서 이전까지는 없었던 비즈니스 모델과 게임 개발을 시도하는 곳입니다. 텐센트 등 중국 대형게임 퍼블리셔(유통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 역시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열려는 노력입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의 오웬 마호니(49·사진) 대표는 19일 경기도 판교 사옥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협업은 넥슨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마호니 대표는 넥슨의 지주회사 격인 NXC가 2011년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하면서 넥슨의 실질적인 게임 부문의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김정주 회장은 NXC의 회장이다.
이날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회의(NDC)'의 환영사를 한 마호니 대표는 "글로벌 시장은 급변하고 있으며, 국내와 국외 시장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넥슨의 목표는 국내뿐 아니라 각국의 유망한 게임 또는 개발자들과 손을 잡고 게임이라면 좋은 게임, 비즈니스라면 최상의 비즈니스를 이루는 것"이라며 "그것은 중국 게임이나 개발자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나라 출신도 될 수 있다"고 했다.
마호니 대표의 말대로 중국의 게임 산업은 10년 전과 비교해 사업 노하우와 개발 능력 면에서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때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넥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 퍼블리셔로 '러브콜'을 잇따라 보낼 만큼 전세는 역전됐다. 마호니 대표는 "기회는 말 그대로 '어디에든(everywhere)' 있으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날 마호니 대표는 1980년대 벌어졌던 '아타리 쇼크'를 언급하며 게임의 핵심은 '재미'라는 원칙을 재차 세웠다. 아타리 쇼크는 비디오 게임 '붐'이 막 일어나던 1980년대,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 '아무렇게나 게임을 만들어도 팔린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무성의한 게임이 범람한 탓에 벌어진 사태를 의미한다. 당시 미국 게임사 아타리는 인기 영화 E.T. 캐릭터를 엉성하게 차용한 게임을 내놨고, 400만 개나 찍어 놓은 게임 제품 중 수백만 개가 팔리지 않은 채 사막에 파묻혔다. 마호니 대표는 "게임을 마치 쓰레기 처럼 사막에 묻었다는 사실은 정말 최악"이라며 "게임 품질의 중요성을 잊으면 '쓰레기'가 된다는 교훈을 남긴 사태"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며 너도나도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게임 범람의 시대에, 게임의 진정한 의미를 돌이켜 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호니 대표는 게임이 어린 세대가 세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도구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내 10살짜리 아들이 게임 플레이어가 직접 도시를 설계하는 게임인 '심시티'를 하며 도시는 어떻게 구성하는지, 세금 체계는 어떻게 짜는 지를 고민하더라"며 "게임은 아이의 고민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유익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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