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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고영분 골프스카이편집장
입력2003-06-29 00:00:00
수정
2003.06.29 00:00:00
김진영 기자
골프 프로그램 방송작가에서 골프인터넷 사이트의 편집장까지. 내가 골프와 밀착된 생활을 한 지는 어언 7년째가 돼가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내 직업을 알게 되면 이렇게 얘기한다. “좋겠네요. 남들은 취미인 골프를, `일`로 하고 있으니.”
나도 한때 부러워한 직업이 있었다. 바로 골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었다. 그 귀한 코스를 내 집 앞마당처럼 드나들며 손님 없는 시간엔 골프를 칠 수도 있고…….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니 그처럼 힘든 일도 없는 듯했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일과와 까다로운 고객들의 불만, 남들 쉬는 일요일엔 더 바빠지고, 눈과 폭우로부터 잔디를 지키기 위한 노력까지. 그 아름다운 코스가 그 분들에게는 `작업장`이 되는 것이다.
내 직업은 어떨까?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우리 사이트에 올라온 갖가지 골프이론을 접하고, 갈무리하고, 골프이벤트를 기획하는 일 등이다. 우리 사이트에 올라온 멋진 골프이론에 대한 글은 조회수가 엄청 많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조회수가 `나의 조회수`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골프` 아닌 `비(非) 골프`로의 관심.
남들은 취미인 골프가 일터가 되니 삐딱선을 타고 있는 것이다. 집안 대대로 고기집을 해온 분이 학창시절 유독 도시락 반찬 중에서 고기 반찬만 남겼던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남들 쉬는 주말에도 `골프를 쳐야만 하는` 상황도 많다. 골프는 좋지만 이런 상황이 간혹 억울하기도 하다.
내 주변에는 나처럼 `늘 골프`가 직업인 골프계 분들이 있다. 거의 365일 골프만 치는 분도 있다. 딱히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넉넉한 형편이기에 골프장 회원권을 사두고 골프만 치는 것이다. 같은 처지의 친구 1명과 함께 늘 2인 플레이로 말이다.
“1년 내내 골프만 쳤으면 좋겠다”고 종종 내뱉곤 하지만 실상 365일 골프만 치는 그 골프가 부럽기보다는 조금 지겨워보였다. 어렵게 어렵게 부킹해서 마음 맞는 친구끼리, 순서 정해가며 아옹다옹 치는 골프, 골프 치는 날이 소풍날 같아 잠을 설치는 주말 골프…….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 몰라도 나는 오히려 가슴 설레는 그 골프가 훨씬 더 부럽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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