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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화칠기연구가 이석구씨
입력2003-02-18 00:00:00
수정
2003.02.18 00:00:00
정민정 기자
“채화칠기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한 평생을 `칠기` 한 길만을 묵묵히 걸어온 채화칠기연구가 이석구(58) 선생. 머리가 하얗게 센 지금까지 그의 머리 속에는 `어떻게 하면 채화칠기에서 더 좋은 색을 낼 수 있을까`, `조상의 얼을 계승ㆍ발전시킬 수 있을까`라는 화두(話頭)가 끊이지 않는다.
그가 칠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2살이 되던 해. 우연히 친척 어른이 운영하는 공방에 놀러 갔다가 옻칠을 만드는 것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고 한다. “대표적인 한국의 미인(美人)”이라고 격찬할 만큼 그가 칠기를 보고 받은 느낌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칠기는 당시 가격으로도 일반인 월급의 수십배에 달해 보통 사람은 꿈도 꿀 수 없는 고가품에 속했다. 이때부터 그가 고민한 것은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가는 점이었다. 그렇게 오랜 장고 끝에 그가 찾아낸 답은 고급 생활문화로서의 채화칠기였다. 옻의 효능을 충분히 내면서도 가격도 대중화시키기 위해 보석함ㆍ화장대ㆍ접시 등 소품에 채화칠기 기술을 접목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원래 칠기의 색은 검은 색과 붉은 색 정도랍니다. 그러나 옻칠에 무슨 색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상이 연출됩니다. 채화칠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색과 문양이고 그것은 무엇보다 한국적인 것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채화칠기에 사용되는 색은 식물이나 광물과 같은 천연재료에서 뽑아 낸 안료와 염료로 만든다. 특히 `옻`이라는 성분이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데다 살균이나 방충 성능을 갖고 있어 유해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현대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현재 서울 천호동에서 자신의 호를 딴 동원(東原)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 선생은 조만간 일상 생활에 접목한 다양한 채화칠기 제품을 내놓는다는 포부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채화칠기의 대중화를 향한 그의 발걸음은 여느 젊은이 못지않게 힘차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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