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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원 대박 꿈꾸는 ‘로또한국’

논설위원실 한 위원에게 3일 아침 대학교수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내용은 평소 복권 등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하도 `로또열풍`이 뜨거워 한번 사보려는데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전국에 몰아치고 있는 로또열풍이 어느 정도인 가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가정에서도,직장에서도 화제는 온통 로또복권이다. 한마디로 올 설의 화두였다. 로또복권의 당첨자가 연 2주 나오지 않아 이번 주 당첨금은 400억원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국민의 관심이 이에 쏠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박 신드롬`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로또 당첨금은 이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이번에 당첨돼 세금을 제하고도 300여억원을 받으면 전국민 통틀어 3000명 안에 드는 부자가 된다는 농담이 오고 갈 정도다. 이러한 `대박열풍`은 정부가 부채질한 셈이다. 로또복권은 행정자치부 과학기술부 제주도 등 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로또복권을 도입하려 할 때 자칫 국민의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니 이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정부는 이를 등한히 했다.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이 다음주로 이월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당첨금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했다. 복권은 사행심 조장이란 역기능 못치 않게 기금조성이란 순기능도 크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수많은 복권이 팔리고 있으나 주택복권 외에는 조성된 기금의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 일이 거의 없다. 쉽게 기금을 모을 수 있는데다 기금사용에 대한 감시감독이 허술하기 때문인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등은 너도나도 복권발행을 꿈꾼다. 경제가 점차 어려워지고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어려운 때 일수록 `행운`을 기대하는 사람이 늘어나 사행산업이 성행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40%가 대박 신드롬을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행산업이 크게 신장한 것도 국민의 이러한 사행심리가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에겐 사행심리가 잠재해 있다고 한다. `한탕심리`가 이를 자극해 확산되면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로또열풍에 놀라 허둥지둥 임기응변식의 대책을 내놓은 정부를 보면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려는 의식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이 간다. 한탕심리가 사회풍조로 정착되기 전에 차단조치를 충분히 취하고 조성된 기금은 투명하게 사용해야 그나마 건전한 복권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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